축제가 일(Work)이 된 것은 행일까 불행일까?
나오지 않는 결론을 뒤로하고 5월4일과 5일 대구 북구청에서 개최하는 `떡볶이 페스티벌'을 다녀왔다.
대구는 떡볶이로 30년 넘은 노포도 여러 곳이고, 8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거느린 떡볶이 회사도 성업 중이다.
심지어 떡볶이 박물관(신전뮤지엄)까지 있다. 수많은 방송 매체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대구로 떡볶이 먹방을 찍으러 가는 이유이다.
대구 북구청 한 주무관의 제안으로 시작된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 일을 일부러 만들지 않는 것이 공무원의 생리라는 편견을 깨고, 일을 만들어 버린 씩씩한 여성 공무원이 대구 북구청에는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소(?)해 보이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일을 꿈과 비전으로 만들어가는 북구청의 비권위적 소통시스템 또한 훌륭하게 느껴진다.
대구 북구청의 축제를 통한 떡볶이마켓 선점전략에 서울 신당동이 안타까움에 무릎을 치고 뒤늦게 벤치마킹을 왔다고 전해진다.
마켓영역에서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마케팅전략이다. 관광에서 음식은 뉴트렌드이고 마케팅을 위한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다.
음식을 축제의 메인콘텐츠로 선택한 것은 매우 센스있는 결정이었다. 북구청 문화예술과 직원들을 직접 만나보니 주무관에서 팀장, 과장, 국장, 부구청장 등의 구성원들이 마치 떡볶이 친구들처럼 편안한 소통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구청장을 마음으로 따르고 떡볶이를 통해 함께 꿈꾸고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결의가 넘쳐나고 있었다. 되는 집안이다.
물론 부족한 하드웨어적 축제장 여건, 단순한 음식판매를 넘어서는 축제콘텐츠전략 등 보완할 사항들을 많이 있으나 잠재적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축제와 관광에 있어서 음식은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캐나다 리도운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겨울형 축제인 윈터루드는 운하에서 사는 비버의 넓적한 꼬리모양을 닮은 비버테일이 인기다.
통밀로 만든 페이스트리 반죽을 납작하게 만들어 튀긴 도넛 위에 취향에 따라 토핑을 올리고 소스를 뿌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타와에 도착하자마자 비버테일을 먹었다고 해서 오바마빵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금산인삼축제는 인삼을 통째로 튀겨서 만든 인삼튀김과 인삼막걸리가 힛트먹거리이다. 인삼튀김은 금산인삼약초시장 인근에서 마치 치킨 포장박스처럼 개발하여 구매의 편리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영동곶감축제에서 사실 곶감보다 눈여겨보았던 것이 조그만 푸드트럭에서 60대 할아버지가 만들어 팔던 곶감호떡이었다.
사람들이 줄을 서는 곳에 답이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보은군 축제 관련 미팅에서 만난 대추디저트카페 `조은가'의 귀농청년 마케팅실장은 지역특산물인 대추를 메인재료로 디저트류와 화장품분야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그냥 먹거리보다 무엇인가 스토리가 담기고 장소와 개성이 담긴 유니크한 것들을 찾고 있다.
더 나아가 뭔가 지역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있는 소비까지 연결된다면 금상첨화이다.
떡볶이축제로 시작한 대구 북구청의 꿈을 향한 발길이 어떻게 실현되고 K-푸드로서 글로벌시장까지 점유해가는지, 그들의 신나고 매콤한 전쟁을 즐겁게 바라볼 것이다. 모든 큰 성공의 시작은 작은 용기있는 출발에서 시작되었다.
지자체가 떡볶이까지 팔아줄 수는 없으나 어떤 문화적이고 축제적인 판을 벌여줄 수는 있다.
그 열매와 결실을 맺어가는 것은 관련 기업과 산업계의 몫일 것이다. 떡볶이 성지를 향한 대구 북구의 브랜딩 노력이 약이 바짝 오른 빨강고추처럼 핫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