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연고 효과 … 긁지 말고 샤워·조습제 챙겨야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봄철에는 피부 장벽의 기능이 약해져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장기화되기 쉬워 특정 부위가 지속적으로 가려우면 초기에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지난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2017년 93만3979명에서 2021년 98만9750명으로 5년 새 5만 명 이상 증가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나 어린이에게 생기는 질환이지만, 성인 환자도 절반 이상(52만3840명)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다.
아토피 피부염은 환경 변화와 각종 항원(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피부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특정 부위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가려움이 있다면 초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그 자체로도 불면증, 정서장애, 사회 활동력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천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매일 피부 상태를 확인해 피부염이 생기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절한 치료로 피부가 촉촉하게 유지되면 피부 장벽이 회복되면서 아토피 피부염의 재발 빈도도 줄어든다.
아토피 피부염은 초기에는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진물이나 딱지 형태이지만 점차 만성적으로 진행되면서 태선화가 나타난다. 태선화란 단단하고 거친 잔주름들이 커져서 더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과 면역학적 이상, 피부보호막 이상,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은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다.
나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 생겼을 때 즉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줘야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서 “피부에서 분비되는 각종 염증 물질로 인해 염증이 더 악화되기도 하고, 다른 장기에 비염이나 천식 등 아토피성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부어 있거나 태선화가 진행된 곳에 바르면 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진물이 날 경우 연고나 크림 스테로이드 사용을 바로 중단하고 로션이나 액상 스테로이드 도포제로 바꿔 사용하거나, 식염수에 적신 거즈를 병변에 10분 정도 올려뒀다 제거하는 것이 좋다.
바르는 약으로도 조절이 안될 정도로 심한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메소트렉세이트와 같은 면역억제제가 사용된다. 다만 간·콩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조절하는 주사제인 두필루맙도 많이 쓰이고 있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피부를 긁으면 피부 병변이 더욱 악화되고, 다시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가급적 긁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일상생활 중 피부를 청결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수다.
실내 온도는 23도가 적당하며 습도가 너무 낮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너무 높으면 집먼지 진드기가 번식하기 쉬워 5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환기를 잘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공기 중 떠다니는 포름알데하이드 등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피부염을 악화시켜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