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유니콘 도전하는 충북바이오 벤처기업(제약)
아토믹스
단백질 - 약물 결합 확률 초고속 계산 SW플랫폼 개발
양자물리 기반 기계학습 … 이세돌·알파고 대국서 착안
이규호 대표 “모의실험 비용 급증·정확도 문제 해결”
㈜아토믹스는 신약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전문업체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규호 대표(52·사진)는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 로렌스버클리연구소 등에서 분자 간 상호 작용을 정확히 예측하는 기술을 연구했고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반도체설계소프트웨어 회사인 시놉시스(Synopsys)에서 근무한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 2020년 아토믹스를 창업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물리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양자물리 기반 분자모델링과 인공지능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결합'한 기술로 제약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기술은 고정밀도 데이터를 양자물리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생산하고 이를 인공지능이 학습해 약물 분자의 결합력을 예측, 조기에 약효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약물을 발굴해 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신약은 개발 비용이 약 3조원, 평균 13년이 소요돼 자본집약적이고 진입장벽이 높다. 신약개발 시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발굴한 후보 물질의 약리 활성도와 독성을 미리 예측해 내는 것만으로도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아토믹스는 양자물리를 기반으로 분자모델링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결합해 수만개의 원자로 이뤄진 단백질과 약물 간 결합에너지를 1000배 이상 빠르게 계산해 신약개발 시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복실험 횟수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이 대표는 “신약개발 시 임상시험 전 단계에선 찾아낸 후보물질을 이용해 동물·세포실험, 컴퓨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약이 안전하고 약효가 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며 “자본이 많고 연구 인력이 풍부한 대형 제약사도 약물 구조를 갖고 1년에 보통 1000개 정도의 합성실험을 한다. 아토믹스는 기계학습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로 직접 실험하지 않아도 구축한 100만개의 작은 단백질의 데이터를 활용해 컴퓨터로 후보물질의 약효를 빠른 시간에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은 몸 안에 들어가서 단백질과 잘 붙어야 한다. 붙지 않으면 약을 먹었는 지 안 먹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단백질과의 결합 확률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이규호 대표는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최고수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이기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인공지능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해 결합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이 대표는 “단백질은 원자 1만개 가까이 되는 엄청 큰 분자인데 작은 분자는 정확한 모의실험을 할 수 있지만 더 커지면 크기에 비례해 비용이 급증하고 아무리 좋은 컴퓨터가 있어도 대부분 단백질 100개 정도만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토믹스는 1000개에서 1만개까지 계산해 낼 수 있는 기술로 단백질과 약물 간 결합 확률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토믹스는 지난해 작은 단백질 100만개 데이터 셋 구축과 인공지능 기계학습 모델을 완료했다. 올해는 시판 약물까지 데이터셋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김금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