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유공직원 공무국외출장 대부분이 `관광 일정'
충주 여경 강압감찰 의혹 사건 등 고려 부적절 시각
충북 경찰이 혈세를 들여 닷새 일정으로 외유성 해외 연수에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충주경찰서 소속 여경의 자살로 내부 분위기가 침체한 데다 `강압 감찰 의혹'으로 경찰청 차원의 진상조사까지 이뤄지는 와중에 연수를 떠나 안팎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총경급 간부를 단장으로 한 연수단은 6일부터 10일까지 태국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번 연수는 `2017 업무 유공 직원 공무국외출장'으로, 참여 인원은 경찰관 20명이다.
1인당 103만원이 소요되는 이 연수에는 총 2000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자부담 없이 전액 예산으로 충당됐다.
연수단 구성은 지방청이 8명으로 가장 많고, 도내 12개 경찰서에서 각 1명씩이다.
연수는 매년 한 차례 이뤄지며, 충북경찰청 자체적으로 계획됐다.
전국 17개 지방청 가운데 절반 정도가 비슷한 취지의 연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무국외출장'치고는 연수일정이 관광 일색이다.
이들의 일정은 새벽사원과 수상사옥 왕궁, 에메랄드 사원 등 관광명소 탐방이 대부분이다.
셋째 날에는 세계적 관광휴양도시로 꼽히는 태국 파타야로 이동, 요트를 타며 관광을 즐길 예정이다.
업무 관련 일정은 태국경찰청 방문으로, 이튿날인 7일 오전(3~4시간 소요)에 불과하다.
혈세를 들여 떠난 공무 연수가 명소 관광 등 외유성 프로그램 일색으로 꾸려진 셈이다.
연수 대상자 선정도 문제다.
지방청 과·계, 경찰서별로 성과평가를 통해 우수직원을 선정하는 게 아니라 순번제로 연수를 보내고 있다.
겉만 업무 유공 연수일 뿐, 사실상 번갈아 가면서 `공짜 해외여행'을 가고 있다는 얘기다.
근래 충북 경찰 분위기를 봤을 때 이번 연수가 적절한지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도 적잖다.
지난달 26일 충주서 소속 A경사(38·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는 충북청의 `강압 감찰'이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과 동료 직원들은 충북청 감찰이 `A경사를 미행하고 출퇴근 시간 집을 나서는 모습을 촬영하는 등 무분별한 감찰이 화를 불렀다'며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후속 조처로 경찰청은 감찰팀을 지난달 31일 충북청으로 내려 보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경찰관은 “비록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지언정 세상을 등진 이가 경찰관이고, 혼자 남게 된 유족도 경찰관”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의 해외연수가 과연 다른 동료들에게는 어떻게 비칠지, 같은 구성원으로서 마음이 아플 뿐”이라고 전했다.
/하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