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정원 미달… 연합고사 취지 무색
일반고 정원 미달… 연합고사 취지 무색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12.0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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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제고 위해 9년만에 부활 불구 문제 노출
시험 부담 특성화고 대거 지원… 개선책 시급

평준화 지역인 청주 일반계 고교가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폐지된 지 9년 만에 부활돼 오는 15일 치러지는 고입연합고사 시험 자체가 무의미하게 됐다.

충북도교육청이 지난달 30일 2011학년도 일반고교 원서를 마감한 결과 19개 일반계 고교가 있는 청주의 경우 7683명을 선발하는데 7624명이 지원, 정원의 59명이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학력제고를 목적으로 부활시킨 고입연합고사가 출발부터 모집정원조차 채우지 못한 채 치러지게 되면서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0일 특성화고교(전문계고)의 원서접수 마감결과 청주권은 대부분 합격커트라인이 5점 정도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특성화고의 경우 10점씩 오른 고교도 있다. 경쟁률도 지난해(1.04대1)보다 높아진 1.09대1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주권 일반계 고교의 커트라인은 245점, 특성화고교는 220~245점, 청주시 이외의 특성화 고교는 220점 이하였다.

충북도내 중학교 졸업생과 고등학교 신입생의 비율이 1대1인 점을 감안하면 일선 중학교 입시지도 교사들은, 240~250점대에 분포하는 약 300여명의 학생들이 올해부터 시행하는 연합고사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거 특성화 고교로 지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40~250점대의 학생은 청주시내 일반계 고교에서는 하위권, 특성화 고교에서는 상위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같은 하향지원으로 청주시내 특성화 고교는 대부분 평균점수가 향상됐고, 예상커트라인도 5점 정도 상승했다.

그러나 문제는 하향 지원한 300여명 정도의 학생들이 특성화 고교를 지원하면서 전체학생수가 제한돼 있는 일반계 고교의 원서마감결과 청주시내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고입선발고사에 응시한 학생 전체가 시험점수와 관계없이 전원 합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고사에 대한 부담으로 우수 학생들이 특성화 고교로 빠져나가고, 특성화 고교의 예상 합격선에도 못 미치는 학생들이 청주 일반계 고교 선발고사에 배짱지원을 하면서 학력제고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선발고사는 우수한 학생들을 일반계 고교에 배정해 대학입학 성적을 올리겠다는 취지였지만 입시원서 마감결과 특성화 고교 학생들의 수준은 올리고 인문계 고교는 낮추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문제는 고입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로 선발고사 폐지 또는 현행 특성화고-일반계고 순으로 돼 있는 고입선발제도를 일반계고-특성화고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가흥 도교육청 교육국장은 "문제가 무엇인지 협의를 통해 개선책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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