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에도 학부모 교권침해 여전
서이초 사건에도 학부모 교권침해 여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4.05.08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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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 보고서 … 2023년 상담처리 건수 519건
1위 `학부모에 의한 피해' … 교직원·학생 등 뒤이어
법적대응 소송비 114건 2억8765만원 역대 최대

#수업 중 아프다며 교무실에 온 학생이 계속 휴대폰을 해 압수하자 아동학대로 신고했다.(초등 교사)

#“때리는 것은 나쁜 행동이고 그것이 계속되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로 신고했다.(유치원 교사)

#장애인을 비하하는 학생에 대해 훈육(장애 학생에게 사과시킴)했더니 공황장애가 왔다며 학부모가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중학교 교사)

#학교폭력이 발생해 가·피해자 분리 조치로 가해학생을 상담실로 보냈는데 가해 학부모가 감금이라고 주장하며 아동학대로 신고했다.(초등 교사)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난 서울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에도 학부모의 교권침해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8일 제43회 스승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2023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수는 총 519건으로 파악됐다. 교권침해의 주체는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51건(48.4%)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교직원 125건(24.1%),학생 75건(14.4%), 처분권자 51건(9.8%), 제3자 17건(3.3%) 순으로 집계됐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중 1위는`아동학대 신고'관련이다. 교원들은 자녀 지도를 문제 삼은 학부모의 아동학대 민원, 협박, 신고, 소송 제기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는 학생지도 부분이 162건(64.5%)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아동학대 신고 관련이 96건(59.3%)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교원들이 교총에 교권옹호기금 소송비 지원을 신청하는 건수도 매년 늘고 있다. 매년 소송비 신청 건 중 아동학대 관련은 2019년 117건 중 17건(14.5%)이었지만 2020년 115건 중 21건(18.2%), 2021년 78건 중 15건(19.2%), 2022년 110건 중 26건(23.6%), 2023년 179건 중 86건(48.0%)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안전사고, 교실 몰래 녹음과 관련한 교권침해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 중 학교안전사고 관련은 2022년 17건(7.1%)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32건(12.8%)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교실 몰래 녹음 사례도 9건이 접수됐다.

교권침해 피해가 늘면서 교총이 지난해 교권옹호기금운영위원회를 열어 지원한 법적 대응 소송비는 총 114건에 2억8765만원으로 역대 최대 금액이다. 2022년(80건 1억5910만원) 대비 두배 가량 늘었다.

여난실 한국교총 회장직무대행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은 교권이 바로 설 때 실현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교총이 요구한 입법·정책 개선과제를 포함해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즉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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