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外者 사건·사고 경찰·소방 소통장벽에 ‘헛심’
늘어나는 外者 사건·사고 경찰·소방 소통장벽에 ‘헛심’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5.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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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타운' 청주 봉명1동 러시아인 등 거주 多
우즈벡 女 추락사고 … 통역사 못 구해 현장 수사 차질
비영어권 외국인 통역 지원 시스템 마련 목소리 비등
지난 2일 청주 주택가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정 여성이 추락하는 사고고 발생했다.
지난 2일 청주 주택가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정 여성이 추락하는 사고고 발생했다.

속속보=청주지역에 외국인 거주자 증가와 함께 관련 범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이나 소방당국이 언어소통에 막혀 `헛심빼기'가 일쑤다.

청주시에 외국인 거주자가 가장 많은 곳은 이른바 중앙아시아타운으로 불리는 봉명1동이다.

외노자들의 일터인 청주산업단지와 인접한데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이 몰려있다보니 외국인들이 생활터전으로 자리잡기가 용이하다는 특성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무렵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이곳에는 지난 3월말 기준, 외국인 거주자 수가 2499명에 이르고 있다.

봉명1동 전체 인구 1만1688명중 21.4%로 5명중 1명 이상이 외국인들이다.

러시아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중앙아시아권 국가 출신의 외국인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처럼 외국인 거주자들의 수가 늘면서 덩달아 외국인들과 관련된 각종 범죄와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충북도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련 각종 범죄는 3509건에 이른다.

문제는 외국인 범죄가 늘면서 언어소통이 안 되다 보니 경찰의 치안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명구조나 외국인 관련 각종 민원현장에 출동하고 있는 119 소방 역시, 언어소통이 안 돼 현장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주를 비롯해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영어권 국가가 아닌 중앙아시아권 국가출신이 주류를 이루면서 통역 찾기가 마땅치 않은 탓이다. 실제 지난 2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1동 한 주택가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여성 A씨(46)가 6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다행히 추락 도중 전깃줄에 걸려 위급한 상황을 모면했고, 이불을 동원해 깔아 놓은 동네주민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다. 소방과 함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후 언어장벽에 막혀 A씨를 상대로 사고경위와 투신 동기 등을 전혀 알아내지 못했다.

A씨가 우즈베키어를 쓰는데다 제2외국어 또한 러시아어이다 보니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의 외국인 관련 수사의 경우 지역 내 `다누리콜센터'나 외국인 종합안내센터 등에 비용을 지불하고 동시통역 협조를 받아 이뤄진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통역에 큰 문제가 없는 반면 중앙아시아권 언어의 경우 통역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충북경찰청의 한 수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긴급하게 수사를 진행할 때 영어권이 아닌 경우에는 통역자를 찾는 게 매번 쉽지 않다”며 “지역 내 비영어권 외국인 거주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경찰이나 소방과 관련된 부서에 외국인 통역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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