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와 다이어트
오리고기와 다이어트
  •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4.05.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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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다이어트할 때 오리고기는 어떨까? 왠지 살이 안 찔 것 같은데? 그래도 돼지고기보다는 좋지 않을까? 오늘 한 번 알아보자.

오리고기가 살이 안 찌는 이유로 제일 많이 알고 있는 게 바로 불포화지방산이다. 지방에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포화지방산은 혈관을 막아서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나쁜 것이고, 불포화지방산은 그런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자료를 보면 오리고기는 불포화지방의 비율이 포화지방의 거의 2배 정도다. 돼지고기는 거의 1:1, 소고기가 1:1.5인 것에 비하면 아주 준수하다. 그런데 포화지방산이 적은 건 좋은데 불포화지방산도 살이 안 찌는 건 아니다. 1g에 9kcal인 건 똑같고 심혈관계에는 좋지만 살찌는 데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가 오리고기는 지방도 싹 빼서 먹고 칼로리도 엄청 낮다고 하는데 국가표준식품성분 10 개정판에 따르면 살코기 100g 기준으로 봤을 때 오리고기의 칼로리와 지방은 거의 닭고기 수준이다. 닭고기, 오리고기는 100 초반대인데 돼지고기, 소고기는 200대인 것을 딱 봐도 알 수 있다. 아마 이런 점들 때문에 오리고기가 살이 많이 안 찐다고 알려져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정말일까?

자료들을 있는 그대로 믿으면 안 되고, 우리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기준이 살코기다. 우리는 주로 삼겹살을 먹지 살코기만 먹지는 않는다. 자주 먹는 부위 기준으로 다시 정렬해보면 닭가슴살은 역시 압도적으로 칼로리와 지방이 적다. 닭다리살도 닭가슴살에 비하면 안 좋지만 역시 오리, 소, 돼지에 비하면 좋다. 오리고기는 보통 껍질도 같이 먹는데 다른 고기와 달리 특이하게 껍질, 즉 외부 쪽에 지방이 엄청 많다. 그래서 그걸 더해서 따지면 칼로리와 지방이 확 올라간다.

물론 가장 자주 먹는 부위인 소 등심과 돼지 삼겹살에 비하면 애교지만 닭고기는 칼로리 100대, 지방 10 초반, 오리고기는 칼로리 200 중반에 지질도 20 초반, 소고기·돼지고기는 칼로리 300대 중후반, 지방도 30대 중후반이다.

그래서 오리고기가 돼지고기 소고기보다는 살이 덜 찌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해서 또 살이 아예 안 찌는 건 아니다. 닭고기와 돼지고기/소고기의 중간쯤인 것이다.

조리법도 굉장히 중요하다. 2013~2015년 경희대 연구를 보면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조리를 해서 지방함량을 비교해봤는데 첫 번째는 삶거나 찌는 등 물조리였고, 두 번째는 후라이팬, 석쇠, 오븐 등 불조리였다. 결과는 물조리의 지방 함량이 불조리보다 낮게 나왔고 물조리는 지방이 수분에 용출되서 빠져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따라서 가장 좋은 오리고기 섭취는 탕이나 백숙 등의 물로 조리하는 방법이다. 특히 아예 물에 고기를 퐁당 집어넣어서 가열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그래도 나는 무조건 불에 구워먹고 싶다면 가장 최악인 불고기는 피하는 게 좋다. 불고기, 주물럭 등 양념이 들어간 고기를 구워 먹게 되면 고기 자체의 지방 뿐만 아니라 양념에 들어간 탄수화물 특히 설탕이 많이 들어가서 살이 찐다.

오리 훈제는 기름이 빠질 시간이 좀 더 있고 따라서 다른 불조리보다는 조금 더 유리할 수도 있지만, 흔히 마트 등에서 접하는 훈제는 실제 연기로 조리하는 방식이 아니고 화학적으로 아질산나트륨 등을 첨가하여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만든다면 훈제의 이점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차라리 껍질 부분을 제거하고 살코기가 먹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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