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입학증원 규모 축소에도 교수들 사직 행렬 가시화되나
의대 입학증원 규모 축소에도 교수들 사직 행렬 가시화되나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4.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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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 60% 이상 사직서 제출
축소 안건 평의원회 패싱 등 지적
인건비 등 위한 추가 차입 불가피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의대 입학 정원이 확정되면서 교수의 사직 행렬이 생겨날지 주목되는 가운데 병원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충북대학교는 지난 29일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총장과 의과대학교수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무회의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 반영할 의대 선발정원을 기존(49명)의 2.5배인 125명으로 선정했다.

이 정원은 다음해에 한해서만 결정된 것이며, 2026년도에는 기존 증원인원의 100%인 2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의대 정원 증원규모가 당초보다 50% 축소됐지만 충북대의대와 충북대 병원 교수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의대 정원 확정으로 교수 사직 행렬이 생겨날지 주목된다.

현재 충북대의대·교수 약 200여명 중 60%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아직 사직서 수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의료계 측은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를 시작으로 현장을 떠날 교수들이 속속 나올 것이라는 견해다.

최중국 교수회장은 인터뷰에서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이 대학본부에 사직서 수리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중”이라며 “이번에 사직을 예고한 내과·외과 교수가 병원에서 숙련도가 높고 존경을 받는 의료진으로 실제 사직으로 이어진다면 해당 과는 의대 구성원들이 심하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의대 모집 인원을 결정한 교무회의에 대해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 회장은 “교무회의가 끝나면 그 안건이 평의원회에 올라가는데 이번엔 그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넘어갔다”라며 “이러한 방침이 깨진 것은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했다.

원래 계획이라면 다음달 8일쯤 평의원회가 진행됐어야 한다는 게 최 교수의 입장이다.

의료 갈등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병원들은 비상 경영 체제, 무급 휴가, 희망퇴직, 마이너스 통장 개설 등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재원환자 수가 평균 40% 감소했다. 외래환자 수(14%), 수술건수(50%)와 응급실 내원 환자 수도 평균 60% 줄었다. 병상가동률 역시 5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병원 운영에 필수적인 인건비와 시설, 장비 유지를 위해 상반기에만 차입금을 500억으로 늘렸지만, 빠르면 5월 말에 차입금이 소진돼 수백억원의 추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현 사태가 해결되지 못하고 계속될 경우 경영난 해소를 위해 대량의 추가 차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자칫 충북지역의 의료질 수준을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빅5 병원인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도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말 기존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 늘렸고, 병동 간호사를 중심으로 무급 휴가를 신청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의사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7일 무급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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