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값 또 올린다고? … 공사현장 아우성
시멘트값 또 올린다고? … 공사현장 아우성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06.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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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성신양회 다음달부터 14% 인상 예고
“전기료 등 원가부담 가중” 2년새 4차례 총 60% ↑
“유연탄값 내렸는데 납득 못해” 레미콘·건설업계 반발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시멘트 업체들이 속속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충북지역 건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시멘트 가격 급등 이후 레미콘 공급 차질로 일부 건설 현장이 멈췄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지난 2일 레미콘 업체에 공문을 보내 현재 t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다음 달부터 12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업계 1위인 쌍용C&E도 다음 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14.1% 인상을 선언했다.

다른 시멘트 업체들은 당장 가격 인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나머지 업체들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멘트 회사들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21년 6월 이후 최근 2년 새 4번째다.

2021년 6월 t당 7만5000원이던 시멘트 값은 현재 10만5000원 선으로 약 40% 뛰었다. 이번에 다시 가격이 인상되면 2년 새 60% 급등하는 것이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전기료, 물류비, 환경부담금, 인건비 등 원가 부담이 커져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하락했지만 환율 부담이 여전하고 제조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전력 요금이 계속 올라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를 모두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조원가 중 전기료의 올해 누적 인상률이 44%에 달하고 연내 추가 인상이 예고돼 원가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멘트는 원료를 녹이는 소성로(시멘트 제조 설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전기료가 원가의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레미콘사들은 시멘트 업계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제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주로 수입하는 호주 뉴캐슬탄(6000㎉ 기준)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t당 최고 400달러에 육박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150~160달러 선으로 급락했다.

청주 레미콘사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시멘트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레미콘 가격을 인상하면 건설사와 마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현장에서 공사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올라 건설사들이 힘들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레미콘 가격이 오르면 공사비 갈등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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