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예찬
초콜릿 예찬
  •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양업고 교장)
  • 승인 2023.06.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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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양업고 교장)
장홍훈 세르지오 신부(양업고 교장)

 

`초콜릿 chocolate'을 선물로 주시는 분이 계시다. 좋은 학교 양업고의 운영위원장이시자 본정초콜릿의 대표이신 이종태 님이시다. 1999년 충북 청주에 본정초콜릿 공장과 초콜릿 카페의 문을 열었다. `본정초콜릿의 36.5도 사랑 이야기'라는 신조를 중심으로 `꿈속의 맛! 바로 그 맛!'의 초콜릿을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시는 분이다. 그 모든 열정이 담긴 「초콜릿」 책을 출간했다.

책은 첫 시작부터 초콜릿에 매혹하도록 독자를 이끈다. 초콜릿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슬픈 이에게는 위로를, 지친 사람에게는 활력을 주는 치료 약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고백하는 수단이란다. 그러기에 초콜릿은 신의 음식, 신의 선물이라 말하면서 그 예찬의 극을 보여준다.

“초콜릿은 사랑이다. 초콜릿은 수많은 사람의 오감에 감미롭게 스며들어 행복을 선사한다.

초콜릿은 헌신이다. 거침없이 자신의 몸을 녹여 본래의 모습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초콜릿은 포용이다. 그 어떤 다른 재료와도 너그럽게 어울려 감쪽같은 조화를 이룬다.

초콜릿은 위안이다. 거친 세상에서 피곤함에 지친 우리를 부드럽게 위로하고 토닥여 준다.

초콜릿은 지조이다. 그 어떤 모습으로 변해도 초콜릿의 이름을 변함없이 간직한다.

초콜릿은 당당한 사랑의 고백이다. 초콜릿은 사랑의 묘약이다.”

초콜릿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했기에, 이런 초콜릿 예찬의 글이 나왔을까.

혹자는 이 시대의 표징을 갈라진 세상이라 표현한다. 그런데 성경에서 예수는 “이 사람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한다(요한 17,11). 평화와 자유가 깨어진 대립 관계 세상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느님과 사람, 생각과 행동, 활동과 관상,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육신과 영혼, 이성과 감정, 그뿐인가,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 우익과 좌익, 전통과 진보, 네 계절, 옛것과 새것 더 나아가서 대통령과 국민, 여당과 야당의 국회, 관리자와 노동자, 의사와 간호사, 부자와 가난한 이 등 열거하자면 아직도 끝이 없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 이 `초콜릿'과 같은 사람이 아니겠는가. 우리 각자의 위치에서 변하지 말아야 할 것, 변하여야 할 것, 변화해야 만 할 것을 꼼꼼히 따져보고 초콜릿 같은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신영복 교수의 「더불어 숲」 책 중, “경쟁과 효율성 등 사람을 해치고 사람과의 관계를 갈라놓는 일의 엄청난 잘못을 미처 돌이켜 볼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일찍부터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언제나 후회하게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인류 세상의 미래의 열쇠를 여는 학교 교육은 더욱더 갈라져 있어서는 안 된다. 교육은 항상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Educatione semper reformanda. 한 나라의 교육정책은 시대와 환경과 대상 인물이 변함에 따라 교육목표를 정확하고 유효하게 선포하며 실천하기 위하여 방법을 쇄신하고renovatio, 제도를 개혁하며reformatio 교육활동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aggiornamento, up to date. 대저 이러한 새로운 시대 새로운 교육의 원리는 `초콜릿 예찬'의 원리를 따르면 되지 않을까. 작금의 교육 현장은 초콜릿 같은 위로, 위안, 사랑, 지조, 포용, 조화, 사랑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오늘 나는 오늘 당신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려 한다. 이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분명한 메시지이다”라는 「초콜릿」 책의 구절을 마음에 새겨본다. 우리 각자가 서로에게 초콜릿 선물이 되어, 우리 사는 세상이 초콜릿 상자가 되는 날이 오길 아이처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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