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스터디카페' 화재 사각지대
`무인 스터디카페' 화재 사각지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5.31 2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방청 전수조사 결과 967곳 … 40곳 화재위험평가
학생 등 다수 이용 불구 소화기 비치·안내 등 미흡
주거 밀집지역 대형사고 가능성 ↑ … 대책 마련 시급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학생들의 학습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스터디카페가 화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스터디카페는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화재예방시설 의무 설치 규정 등 관련 소방법 적용을 받지 않은 까닭에 화재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있다.

30일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스터디카페는 자유업종에 해당해 영업 신고없이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영업형태 등을 관리·감독할 기관이 지정돼 있지 않고 다중이용업소법에 따른 업종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소방청이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전국 주요 무인점포를 전수조사한 결과 무인 스터디카페가 967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은 이 가운데 규모, 지하층 위치 등에 따른 사고위험 정도를 기준으로 화재위험평가 대상 40곳을 선정했다.

대부분의 스터디카페는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다는 특성 탓에 화재 등 발생 시 초기 대응이 어렵다.

실제 청주시 서원구 소재 70석 규모의 한 스터디카페에는 휴일인데도 30여명의 학생이 앉아 있었다.

대학 중간고사가 가까워지면서 오후 6시 이후부터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라는 게 카페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시험기간과 겹치면 야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라며 “특히 1인 지정석으로 운영되는 자리는 연장이 계속 이뤄지고 대기자들도 생길 정도”라고 전했다.

이용객이 많지만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에 필수인 소화기는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2개가 전부였다.

인근에 위치한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스터디카페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에도 소화기가 위치해 있다고 안내하는 스티커가 곳곳에 붙여져 있었으나 소화기가 놓여 있지 않았다.

스터디카페는 오전에는 업주가 관리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운영되지만, 심야 시간대는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돼 화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업종 특성상 주 이용자가 학생인 데다 주거 밀집지역이나 일반 건물에 위치하고 있고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스터디카페가 소방시설 등 엄격한 안전설비 설치 의무에서 벗어나 있어 화재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2018~2022년 스터디카페 화재는 전국에서 3건 발생했는데, 인명피해는 없었다”면서 “하지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이용자 대부분이 학습에 집중하고 있는 경우 화재 초기 빠른 상황 인지와 대처가 어렵다”고 밝혔다.

소방청과 일부 지역소방본부는 자체적으로 관내 점포 등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 당부사항 문자 발송, 현장 지도 방문, 소방서별 순찰 시 화재 취약 노선을 경유하는 등 화재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