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그래도 자퇴하겠습니다
열다섯, 그래도 자퇴하겠습니다
  •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 승인 2023.04.24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차를 마시다가 어디까지가 의무교육이던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점찍어 둔 이 책 생각이 나서 중 1학년 아니냐고 했는데 내가 틀렸다. 찾아보니 초·중학교 전 학년이 의무교육에 해당되더라. 고등학교는 무상교육이지 의무교육은 아니다.

의무교육 이야기에 몇 년 전 일이 생각났다. 모 대회의 심사를 하러 갔다. 작품을 초·중·고로 나누어 분류하고 수상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알림 사항이 있다고 했다. 내년에는 `학교 밖 청소년'도 참여 가능 대상으로 기재하겠다. 올해는 초·중·고생이라고 공지했기 때문에 이번엔 재학생으로만 심사하고 내년부터는 `학교 밖 청소년'도 참여 대상에 넣겠다는 것이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생소해서 찾아봤더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기 전에 퇴학, 자퇴, 유예, 미취학, 미진학을 한 청소년을 의미하는 법률용어더라. 학교 밖 청소년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서 당황했고 배려가 부족했구나 싶어 반성했던 기억이 있다.

생각난 김에 읽어야지 싶던 책 `열다섯, 그래도 자퇴하겠습니다'(송혜교·파란소나기)를 읽었다. 뒤표지를 읽어 봤다. `학교 밖 청소년이 40만명 시대. 자퇴생이 자퇴생을 위해 만든 단체 `홈스쿨링 생활백서'의 대표 송혜교가 전하는 10년`학교 밖 살이 노하우' 라고 되어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이리도 많았나 싶다.

초,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자퇴할 수는 없지만 수업 일수를 채우지 않는다면 정원 외 관리자가 되어 중퇴는 가능하다. 하지만 중퇴를 하더라도 의무교육이라 홈스쿨링은 해야 한다.

이 책은 상담 후 자퇴를 하고 학교를 벗어나 교칙이 없던 학교 밖 생활과 비영리단체대표로 살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학교를 벗어나 매일 1분이라도 프랑스어 공부하기, 20분이라도 한국사 공부하기, 한 줄이라도 글쓰기, 한 번이라도 목 스트레칭하기 등의 작은 매뉴얼을 만들며 홈스쿨링을 했던 경험, 스무 살에 시작된 이른 사회생활에 따른 세상의 편견과 차별, 자신과 같은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비영리 단체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 `두 명의 자퇴생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라는 작가 어머니의 글은 한 번쯤 읽어 보았으면 싶다. 무조건 안 된다며 반대하기보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고 다양한 선택한 폭이 있음을 알려주되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믿을 곳은 가정이며 내게 어떤 고민이 있어도 부모와 상담하고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 주면 자퇴 여부와 상관없이 당당히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와 닿았다.

작가의 말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떠날 이유가 없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학교와 공부를 잠시 내려놓더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고 다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