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탐방
법주사 탐방
  • 심억수 시인
  • 승인 2023.04.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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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엿보기
심억수 시인
심억수 시인

 

지난 목요일 충북대 박물관대학에서 실시한 문화재 탐방으로 법주사를 다녀왔다.

법주사 매표소를 지나 계곡의 맑은 물소리 따라 오르니 `호서 제일가람 속리산 법주사'라고 쓴 일주문이 일행을 맞는다. 신선한 가람에 들어가기 전 속세의 흩어진 마음들을 한데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수정교를 지나자 금강문을 만난다. 금강역사가 속세의 때를 벗으라 한다. 금강문을 나오니 사천왕문이 중생을 맞이한다. 부리부리한 눈에 보검과 청룡, 탑, 비파를 들고 있는 사천왕의 모습에 절로 마음이 경건하다. 사천왕문을 나서자 국보 55호인 우리나라 현존 유일의 5층 목탑 팔상전이 있다. 해체 수리 복원할 때 심초석 사리공 대리석에서 조그마한 은제 사리함이 나왔단다. 사리함 네 군데 벽과 위를 덮은 동판 다섯 장에는 팔상전 창건을 밝히는 명문이 소상하게 적혀 있단다. 팔상전의 높이는 65m다. 한 변의 길이가 11m로 팔면에 석가여래 일생을 그림으로 그려 봉안하여 팔상전이란다.

팔상전을 참배하고 나오니 국보 5호 쌍사자 석등이 천년 역사를 받쳐 들고 서 있다. 신라 성덕왕 때 조성된 것으로 높이 3.3m의 석등이다. 두 마리 사자가 뒷발로 버티고 앞발과 입으로 화사석을 받들고 있다. 두 마리 사자 입 모양이 서로 다르다. 입을 벌린 사자는 염불하는 모습이고 입을 다문 사자는 참선하는 모습이란다. 이는 수도하는 법승과 참선하는 선승의 표상이라고 한다. 예술의 극치 쌍사자 석등을 지나 보물 15호 사천왕 석등이 아름다운 자태로 중생을 맞는다.

사천왕 석등은 높이 3.9m로 통일신라시대의 기본 양식을 갖춘 8각형 석등이다. 상, 중, 하대를 구비한 위에 화사석과 옥개석을 얹고 화사석 4면에 사천왕을 조각한 석등이다. 임진란으로 아름다운 석등에 약간 금이 가고 보주가 없어졌다는 설명에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났다.

석등 앞에 대웅보전이 있다. 임진란 화재로 중창되었다. 고종 때 다시 해체 중수하여 근래에 건물이 기울어져 다시 크게 중수하였단다. 대웅보전 안에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오른쪽엔 노사나불, 왼쪽에 석가모니불을 모셨다. 흙으로 조성된 소조 불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좌불로 높이 5.5m란다.

대웅보전 서쪽에는 명부전, 진영각, 삼성각이 나란히 있다. 조금 아래에 보물 916호 원통보전이 있다. 원통보전 안에는 뒤쪽 높은기둥 사이에 후불벽을 쳐서 탱화를 걸고 아래 불단 가운데 나무로 만든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좌우에 해상용왕상과 남순동자상이 있다.

원통보전 좌측 옆에 희견보살상이 뜨거운 향로를 머리에 이고 조그마한 전각 안에 서 있다. 발우를 받들고 가사를 걸친 채 미륵불을 기다리는 가섭의 모습이란다.

희견보살상 앞에 동양 최대의 금동미륵불이 있다. 미륵불은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부처다.

금동미륵불에 예를 표하고 돌아서니 국보 64호 석연지가 있다. 커다란 화강암을 그릇 모양으로 깎아 안에 물을 담을 수 있게 만든 연꽃 돌그릇이다. 둥그런 석연지는 중생에게 행동도 마음도 둥글게 하여 본심에 환원하라는 무언의 가르침을 주는듯하다.

처음으로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둘러본 법주사 문화재 탐방을 하고 돌아오는 길 `속리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는다. 속세가 속리산을 떠나려 한다. 속세가 속리산을 떠나려는 곳에 법주사가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설사의 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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