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60%가 사라진다
지방대학 60%가 사라진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04.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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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2030년 세계 대학 절반이 사라진다. 4년 동안 발이 묶여 공부하는 지금의 대학 모델은 사라질 것이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가 한 말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대학가에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

특히 지방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도 기다릴 필요 없이 너나 할 것 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돈지 오래다.

학령인구가 아무리 줄어도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은 예외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방대학이다. 지역에 소재한 것만으로도 지방대학은 위기다. 입학할 학생은 없고 힘들게 유치한 신입생은 반수, 휴학, 편입 등을 통해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

`지성의 전당', `지식의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위기론은 눈앞에 닥쳤다.

이런 힘든 시기, 충북 지역 대학가는 어떠한가?

지방대학 소멸론까지 고개를 든 상황이지만 총장 없는 직무대리 체제가 이어지는 대학이 여러 곳이다. 충북대는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총장 직무대리 체제가 9개월째다. 한국교통대는 지난해 6월부터 총장 직무대리 체제가 시작돼 11개월째 수장이 없다.

두 학교 모두 교육부에 총장임용후보자 1, 2순위를 추천했지만 승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사립대학인 충북보건과학대는 지난 2월9일부터 총장 직무대리 체제가 시작됐다.

충청대는 학교법인 충청학원이 최근 긴급 이사회를 거쳐 12대 총장으로 송승호 총장을 승인해 지난 3일부터 송 총장의 임기가 시작됐지만 사퇴를 요구하는 대학 구성원들이 출근 저지에 나서면서 출근조차 못하고 있다. 충북도립대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총장 공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2029년 초·중·고 학생수 추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 수는 역대 최저인 39만8271명이다.

지난해(43만1118명) 보다 3만2847명 줄었다. 반면 2024학년도 대입 선발인원은 51만884명(4년제 일반대 34만4296명, 전문대 16만6588명)으로 고3 학생 수 기준으로 대입 선발인원보다 입학자원이 11만2613명 부족하다.

충북의 경우 올해 고3 학생 수는 1만2359명이다. 지난해(1만3450명)보다 1091명 줄었다. 그러나 도내 대학 17곳(4년제, 전문대)의 2024학년도 신입생 선발인원은 2만1742명. 도내 고3 학생 수가 9383명 적다. 2023학년도 대입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모집을 실시한 대학은 180곳, 모집인원은 1만7439명이었다.

충북에서는 9개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960명을 추가 모집했다. 지난해 도내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일반대학은 94.4%, 전문대학은 75.9%에 그쳤다.

2024년도 대입 쓰나미는 현실로 다가올 테고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대학은 존폐를 걱정해야 한다. 대학이 문을 닫으면 지역경제는 흔들린다.

지방 대학의 소멸 위기는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가 분석한 보고서 `인구 변동과 미래 전망: 지방대학 분야'에도 나와 있다. 이 교수는 국내 대학 385곳이 2042~2046년에는 절반 가까운 190개만 살아남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지방대는 252곳에서 101곳만 살아남고 충북은 18개 대학 중 10곳(55.5%)만 생존이 예측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 대학 생존율이 70% 이상인 곳은 서울(81.5%), 세종(75.0%), 인천(70%)에 그쳤다.

교육열이 세계 최고인 한국에서 설마 대학이 망할까 안심했지만 20여년 뒤 지방대학 60%가 사라진다. 지방대 10곳 중 6곳은 없어지는 게 현실이다. 대학이 철밥통이라는 생각을 가져선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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