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호 총장 내정 충청대 ‘격앙’ 충북보과대 ‘황당’
송승호 총장 내정 충청대 ‘격앙’ 충북보과대 ‘황당’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03.29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대 비대위 경쟁대학서 영입·절차 등 부적절 주장
선임 철회· 해명 요구 … 이사회 강행땐 실력행사 천명
충북보과대 내부 운영 노하우 유출 우려·배신감 토로

속보=송승호 전 충북보건과학대 총장이 경쟁관계에 있는 충청대 신임 총장에 내정(28일자 5면 보도)된 것과 관련해 두 학교가 벌집 쑤셔놓은 듯한 분위기다.

충청대 교수들은 경쟁대학 총장을 영입한 것에 격앙돼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충북보과대 구성원들은 불과 20여일전까지 학교행정을 총괄하던 송 전 총장이 경쟁 대학의 총장으로 이직하는 것을 두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충청대교수협의회와 직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총장 선임 철회와 이사회 연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집단반발을 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임용절차과정에 구성원과의 협의가 전무했던 점은 대학 구성원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며 “더 높은 비상이 아닌 퇴행적으로 신임 총장을 임용하려는 절차에 충청대 구성원 전체가 분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성원 의견이 무시된 총장 및 이사장 선임 철회 △이사회 개최 즉각 철회 △사태를 촉발한 당사자인 오경나 현 총장의 해명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30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이사회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이사회 입장저지를 포함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세웠다.

앞서 지난 28일엔 교수협의회 운영위원회와 비대위 회의, 전체 교수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며 반대입장을 밝혔고 보직 교수들도 사퇴서를 냈다.

충청대의 한 교수는 “이건 말이 안된다. 우리 학교에도 훌륭한 교수도 많은데 하필 경쟁대학 전직 총장을 영입한다는건 충청대 구성원들의 인격을 말살하는 행위이자 모독”이라며 “학교위상과 구성원 사기문제를 보더라도 이번 결정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승호 전 총장의 충청대 총장 내정 소식을 접한 충북보과대 구성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달초까지 충북보과대 총장으로서 신입생 모집과 대학행정을 총괄했던 송 전 총장이 경쟁대학으로 간다는건 학교의 신입생 모집 노하우 등 모든 기밀이 경쟁대학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충북보과대의 한 관계자는 “성질 나 죽겠다. 구성원들도 집단 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 정신적 안정감이 깨지는 상황)이 왔다”며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장사하는 분들에게 상도덕이 있듯 대학가에도 경쟁대학으론 이직하지 않는다는 보이지 않는 룰이 있는데 불과 20여일전까지 총장님으로 모셨던 분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한편 충청대 오경나 총장은 지난 28일 대학 내부통신망을 통해 “삼고초려 끝에 송승호 전 총장을 차기총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이사회 안건으로 올렸다”며 “저는 4월 1일로 총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오경나 총장은 총장직을 내려놓는 대신 이사장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금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