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지혜 “영상에 담다”
인생의 지혜 “영상에 담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3.2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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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지사 공약 `추억공유 디지털 영상자서전'
6·25전쟁 참전 유공자 93세 연병권옹 1호 촬영
연말까지 도내 10개 보훈단체 회원 2천명 목표
연병권 6·25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장이 22일 영상자서전을 촬영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연병권 6·25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장이 22일 영상자서전을 촬영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6·25전쟁에 참전했던 회원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우리 얘기를 후세에 남겨주고 싶어 영상자서전에 참여하게 됐네요.”

올해 아흔세 살의 연병권 6·25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장은 다른 여느 때보다 복장과 외모에 신경을 썼다. 어느 행사보다 의미 있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집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훈장들도 모두 꺼내 양복 상의에 달았다.

연 지부장은 이날 충북도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추억공유 디지털 영상자서전사업' 1호 참여자가 됐다.

영상자서전사업은 김영환 충북지사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이 지난 삶을 반추하며 기억하고 싶은 의미 있는 순간들과 다음 세대들에게 전해줄 인생의 지혜를 영상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취지다.

사업은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맡아서 진행한다.

연 지부장은 열아홉 살의 젊은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했던 얘기와 이후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근현대사를 살아오며 느껴온 개인의 소회를 담담한 모습으로 풀어나갔다.

특히 전쟁의 참상을 강조하며 다시는 대한민국에 전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젊은 세대의 안보의식과 국방력이 굳건해야 함을 강조했다.

촬영을 마친 연 지부장은 “현재 1700여명 남아있는 6·25참전유공자회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93세”라며 “하루라도 빨리 우리의 이야기를 자식과 후세에게 남겨주기 위해 영상자서전 참여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 지부장 외에도 이날 영상자서전에 참여한 회원은 10여명.

다른 회원들도 평소 가족에게 하지 못했던 얘기들, 세상을 떠났을 때 후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들을 영상으로 전했다.

촬영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어르신들의 사연들 전해 듣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도내에는 6·25참전유공자회를 비롯해 10개의 보훈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각 단체는 평소 회원의 권익을 증진하고 안보·보훈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 고령층이다.

각 보훈단체는 보다 많은 회원들의 이야기를 영상 기록으로 남겨놓기 위해 영상자서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0개 단체는 올 연말까지 2000명 정도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애환이 담긴 개인 삶의 얘기 뿐만 아니라 충북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어르신들로부터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사연들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의 도구로서 충북의 사회·문화·역사 등 여러 분야를 재조명하는 소중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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