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극단 설립 추진 … 의회 심기불편 왜?
도립극단 설립 추진 … 의회 심기불편 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3.2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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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내년부터 시범운영 구상 … 문화재단 등과 논의중
도의회 제안 내용 불구 김영환 지사 SNS 先 공개 `당혹'

충북도가 지역 연극협회의 숙원인 충북도립극단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김영환 충북지사의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충북도의회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충북도는 도립극단을 설립해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는 구상 아래 충북문화재단, 지역 연극계와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 중이다.

문제는 김 지사가 SNS를 통해 도립극단 설립 검토 사실을 도의회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이옥규 도의원은 “도립극단을 운영하려면 도의회에 보고서나 계획서가 올라오고 나서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절차도 없이 SNS에 먼저 공개해 도의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의회가 도립극단 설립 소식에 불편함을 보이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도의회는 4년 전 11대 도의회 때 충북공연예술을 지원하던 충북도지정예술단사업이 선정 단체의 부실운영에 따라 예산 4억원을 전액 삭감한바 있다.

그 뒤 도의회는 12대에 들어 그 대안으로 도립극단 운영을 제안했다. 도의회가 제안한 것을 김 지사가 가로채 공개한 꼴이 됐다.

이 의원은 “예산 삭감으로 지난 4년간 도립예술단 사업이 중단된데다 코로나19로 활동력을 잃은 예술계 지원을 재개하는 차원에서 의회가 도립극단 운영을 제안했다”면서 “하지만 이를 도의원들 간에 공유도 하기 전에 김영환 지사가 공개하면서 불통의 모습으로 비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도의회 일부에서는 절차조차 무시한 도지사의 행보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편 충북 도립극단 설립은 지난 5일 충북문화재단 2023년 중점사업의 `도립 실험극단 운영' 방침으로 가시화했다.

이후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예술감독과 사무국 직원만 두고 배우들을 프리랜서로 채용해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운영은 충북문화재단이 맡고 가족극과 학생극으로 무대를 제작, 20회 가량 도내 시·군을 순회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소요예산은 5억~10억원으로 추계하고 있다

지역 연극계는 “도립극단 설립은 이제 논의하는 단계로 추경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부터 도립극단 시범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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