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사이비 종교 위장 포교 `기승'
새학기 사이비 종교 위장 포교 `기승'
  • 정윤채 기자
  • 승인 2023.03.21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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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재학생 사칭 소모임·무료나눔 등 빌미 접근
신입생들 주요 표적 … 대학가 자구책 마련 고심
21일 충북대학교 학생회관 인근에 학내 포교 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정윤채기자
21일 충북대학교 학생회관 인근에 학내 포교 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정윤채기자

 

최근 사이비 종교단체의 실체를 고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새학기 충북도내 대학가에 `사이비 종교 주의보'가 내려졌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은 캠퍼스에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위장포교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위장 동호회, 재학생·졸업생 사칭, 설문조사 등 포교 수법도 가지각색이다.

실제 충북대를 비롯한 도내 대학 캠퍼스에서는 사이비 신도와 마주쳤다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학생 배시혜씨(여·22·청주시 흥덕구)는 지난주 강의를 듣기 위해 이동하던 중 한 여성을 마주쳤다.

자신을 사업자로 소개한 여성은 직접 제작했다는 열쇠고리를 보여주며 “여기서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는지 알려달라”는 말로 대화를 이끌더니 이내 배씨의 연락처를 캐물었다.

설문조사·무료나눔 등인 척 접근해 개인연락처를 수집, 이후 연락을 취해 만남을 주선하고 친목을 쌓다 입교를 권유하는 전형적인 `위장포교' 수법 중 하나다.

배씨는 “`필요없다'고 수차례 거절했는데도 강의실 건물 코앞까지 끈질지게 따라붙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충북대·청주대 등 도내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학교 화장실 벽에 드로잉 동아리 홍보 스티커가 있어 연락해 알아봤더니 사이비 종교였다”, “정문 앞에서 인근 대학 패션디자인과 학생이라며 무료 코디 컨설팅을 해준다는데 사이비 같으니 만나면 피해라”는 식이다.

사이비 종교 피해자들은 입학한지 얼마 안 된 새내기들이 대부분이다.

내용만 다를뿐 수법은 유사해 고학번들은 일찌감치 사이비종교임을 알아차리고 자리를 피하지만, 이같은 상황에 익숙치 않은 새내기들은 전형적인 포교 수법에도 쉽게 속기 때문이다.

특히 재학생·졸업생을 사칭하거나, 학내 소모임을 가장해 접근하는 경우 사이비 종교 여부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았다.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학생들도 자체적으로 SNS를 통해 “사이비 구별법”등을 공유하는 등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주로 △길거리 설문조사 응답 이후 연락처 전달 금물 △중앙동아리 외 학내 비공식 소모임 가입 시 종교 연관 여부 확인 △포털 검색 시 확인이 불가능한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 참석 지양 등이다.

대학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충북대학교 학생과는 이달 초 학내 곳곳에 “학교에 허가받지 않은 내·외부인의 포교 활동은 금지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부착했다.

충북대 학생과 관계자는 “신학기마다 불법행위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해 학내 포교·무허가 판매 행위 등에 대한 신고를 접수받고 있고 직접 현장에 나가 상황을 확인한 후 즉각 퇴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채기자

chaezip1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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