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취업자 급증
노인 취업자 급증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3.03.2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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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지난 주말에 고령화 사회를 실감하게 해주는 뉴스가 나왔다. 직업 활동을 하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월 말 현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577만2000여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1만3000여명, 약 8% 증가했다.
이는 1996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20년 전인 2003년 2월엔 185만6000명에 불과했지만 2013년 2월 273만4000명으로 늘었고, 올해 2월에는 10년 전의 2.1 배로 급증했다.
노인들이 일을 해야 먹고 사는 시대, 노인들이 일을 하지 않으면 사회가 ‘돌아가지 않는’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언론들은 노인 취업자 수의 증가 사유를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의 고령층 진입으로 진단하고 있다.  
실제 다자녀를 두는 가정이 대부분이었던 이 시기에 태어난 인구는 약 730만명. 이들이 60대에 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고령화도 빠르게 전개되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직업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비 부머의 고령화 진입이 노인 취업자수의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은 조금 틀린 것 같다.
서구 선진국에 비해 노후 복지 시스템이 열악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노인들을 노후에도 일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실제 복지 제도가 잘 정착돼 있는 유럽 선진국의 경우 60세 고령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처럼 ‘아무’ 일이나 하지 않는다. 폐지를 모아 팔려고 위험한 차도 한복판을 리어카를 끌고 횡단하거나, 고층 건물 옥상에 올라가 안전장구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청소를 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노년 생활을 즐긴다. 50대에 조기 퇴직 후 청년시절부터 미리 ‘저축’해 놓은 연금을 매달 수 천 유로씩 받아 부부가 함께 해외 일주 여행을 즐기는 등 행복한 노년을 보낸다.
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률 1위인 우리 현실과는 너무 거리가 멀고 부럽기만 하다.
통계청의 고령층 경제활동 인구조사팀이 앞서 지난해 7월 설문 조사를 했다. 조사에서 55세~79세 고령층 가운데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은 68.5%에 달했다. 이들은 조사에서 73세까지 일을 하고싶거나 해야한다고 응답했다. 일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생활비에 보탬(57.1%)’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4.7%)’ 라고 답했다. 일하는 즐거움 보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는 고령층이 더 많다는 결과다.
이번 통계 및 여론 조사 결과는 앞으로도 일을 하는 노인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백세 시대가 실제 도래하면서 노인의 일자리는 과거 허드렛일 수준을 떠나 국가 사회 시스템의 가동을 위해 필연적인 ‘노동’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고령층의 노동시장을 고급화, 체계화, ‘스마트화’ 해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 별 고령층 인력센터의 설립, 노인 정보화 교육 등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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