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자 `휴업'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자 `휴업'
  • 한권수 기자
  • 승인 2023.03.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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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공장 가동 전면 중단 … 2100명에 휴업 통보기본급 70%만 지급 … 계약직 “직장 잃을라” 막막

화재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근로자들이 휴업에 내몰렸다.

16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생한 화재로 대전공장 가동이 멈춤에 따라 근로자 2100명에게 휴업을 통보했다.

근로자들에게는 공장 정상화가 될 때까지 기본급의 70%만 지급한다. 휴업과 사실상 급여 삭감 소식에 근로자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대전공장은 지난 2014년에도 화재가 발생, 근로자들에게 휴업을 통보하고 기본급의 7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한 적 있다. 특히 공장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들은 직장을 완전히 잃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과 하청 업체는 당분간 일감이 끊기면서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대전공장 근로자 A씨는 “지난 2014년에 이어 화재만 나면 사실상 강제 휴업으로 월급이 삭감되는 상황이 몹시 당황스럽다”며 “관리 못 한 회사 책임을 근로자에게 떠넘기는 것 같고 재가동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화재로 언젠가 다시 돌아올 정규직과는 달리 시간제로 일하는 처지에서 계속 일 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며 “회사가 조금이라도 빨리 정상화돼 일터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장 관련 일을 하는 C씨는 “사실상 우리도 한국타이어와 같은 휴업 상태에 들어간다”며 “당장 직원 월급과 운영 등 어려운 상황으로 막막하다”고 밝혔다.

정의당 대전시당도 화재 직후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짚었다.

그들은 “한국타이어는 죽음의 공장이라 오명을 얻는 곳으로 지금까지 노동자 190여명이 산재 등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화재와 수습 과정의 손실이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걱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금과 노동조건의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 조건과 처우가 낙후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화재는 지난 12일 오후 10시 9분쯤 대전 대덕구 목상동 공장에서 시작돼 58시간 만인 15일 오전 8시 완전 진화됐다.

화재로 2공장 3물류창고에 보관된 타이어 완제품 21만개가 모두 탄 것으로 잠정 파악되고 있다.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14일에는 5개 기관이 합동 감식했지만,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전 한권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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