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내일
또 다른 내일
  • 김기자 수필가
  • 승인 2023.03.16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生의 한가운데
김기자 수필가
김기자 수필가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분명 부모가 자식들에게나 하는 어투인데 예사롭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다.

여느 때는 별 신경 쓰지 않고 있었지만 요즘 들어 저 출산 문제로 인한 뉴스를 보면서 의미심장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던 터였다.

나 역시 동물을 싫어하지 않는다. 마당에서 가족처럼 기르던 백구나 황구의 기억이 지금도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정상 이별한지는 오래되었다. 눈빛으로 주고받던 행동들이 사람 못지않을 만큼 영리하기가 그만이었으니 어찌 잊을까.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의 길을 피할 수 없었던 상황이 아릿할 뿐이다.

하루가 다르게 반려동물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사람 못지않은 대접을 받으며 세상을 달구어간다.

입장을 들라면 그다지 거부감은 갖지 않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을 다루며 함께 호흡한다는 기쁨을 누리기에 지나친 편견은 거두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앞으로의 사회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지 염려스럽기 그지없다. 때로는 공상적인 영화가 벌어질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동물이 사람과 살면서 사람처럼 대등할 수는 없다. 반려라는 이름아래 여러 가지 삶의 조건들이 충족된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동물일 뿐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에 비해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과 호응이 늘어난다면 아마 사회는 불균형의 자체가 되지 싶다. 만일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는 여러 분야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해도 동물이 그 일을 대신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건네는 호칭에서 조차 딸이나 아들, 엄마아빠라는 소리에 이해가 부족하다면 내가 잘못된 판단을 하는 걸까.

연일 쏟아지는 뉴스에서 두려움을 갖는다.

학생이 없으니 학교가 문을 닫고 아이를 낳지 않으니 산부인과가 줄어들고 농촌은 빈집들이 늘어가는 현실에 이르고야 말았다.

우리세대야 세상을 떠나면 그만이지만 후세들이 감당해야할 무게가 얼마나 무거울지 상상할수록 안타깝다. 저 고사리 같은 손주손녀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거두지 못한다.

무엇이든 적당해야 한다.

급속하게 발전한 사회의 모습이 좋은 면만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개인주의가 짙어지는 만큼 끝까지 주장을 펴는 것은 힘들더라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보아야만 한 단계 성숙한 인생이 되지 않나 싶다. 나 역시 그 속에서 희로애락을 맛보고 있으며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책임감 아래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네 명 중에 한명이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한다. 그에 맞추어 반려동물을 위한 산업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사회의 모습에서 간절한 바람을 갖는다면 부디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 훨씬 우선되었으면 한다. 요즘 들어 출산 장려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여러모로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개선되어야 할 문제는 각 사람마다의 의식구조가 아닐까 싶다.

또 다른 내일은 개개인의 몫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내일이기에 나누고 보태야할 의무가 있어야 한다.

그런 생각아래 언제나 목울대가 웅성대는 느낌을 거둘 수 없다. 세상을 향해 외쳐대는 나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주변을 살피느라 자꾸만 예민해지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 균형 있게 발전하기를 바라면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