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생각하며 2
걸으며 생각하며 2
  • 반영호 시인
  • 승인 2023.03.16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반영호 시인
반영호 시인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겨우내 죽은 듯 잠자던 온갖 삼라만상이 봄의 기운이 돋고 움츠렸던 내 가슴도 봄이 온 듯이 생기가 솟는다.

함께 하는 산책은 치매 환자뿐 아니라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거나 어깨를 맞대고 그러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 분비도 촉진된다. 옥시토시는 출산 시에 작용을 수축시키거나 모유를 나오게 하는 작용 호르몬이다. 사랑 호르몬이라고 불릴 만큼 안도감, 행복감, 신뢰감 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치매 환자일수록 누군가가 곁을 지키며 자유롭게 걸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움직이지 않는 동물일수록 암에 걸리기 쉽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항상 움직여야 하는 야생동물은 거의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도 비슷해서 아프리카 오지에 생활하는 부족처럼 해돋이와 함께 일어나 해가 지면 잠이 들고 항상 걸으며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암이라는 질병은 없다.

그렇다면 암은 왜 발생할까. 암의 직접적인 원인은 유전자 손상이다. 유전자 손상은 부모의 유전자가 대물림되면서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담배, 자외선, 화학물질, 스트레스, 나쁜 식습관 등의 후천적인 원인이나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한다.

사실 건강한 사람의 몸도 매일같이 5000개 이상의 작은 암세포가 생성된 뒤 사라진다는 주장도 있다. 만약 복제 오류가 반복돼서 암세포가 생기더라도 빈틈없이 격퇴할 수 있도록 면역체계를 튼튼히 유지해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이 걷기다.

최근 연구에서 적절한 운동이 습관화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엔케이 세포라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엔케이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만을 직접 파괴하는 든든한 아군이다. 요즘에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식도, 위장 등의 내시경 검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계속 괴로움을 느끼는 증상이 계속된다는 사람이 많이 있다.

위와 장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체기관은 어딜까. 바로 잘 신경이 다 위치 알려줬듯 잘 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눠져 있다. 교감 신경은 몸을 움직일 때나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부교감신경은 신체가 안정되었을 때 작용한다. 신경에 균형이 깨지면 자유 신경이 지배하는 위와 장애 기능에도 이상이 생긴다. 잘 신경을 개선하는 그런 운동에는 걷기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 짐작하시겠지만 걸음엔 배가 고파지고 장 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리에 누은 환자는 혼자 힘으로 배변을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원래 누워서는 배에 힘을 주기 어렵기 때문에 배변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지만 걷지 않는 동안 근력이 약해지고 자유 신경 기능이 저하돼서 장동이 둔화된 것이 원인이다.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걸어야지 신경이 활성화돼 위장의 연동운동이 자연스럽게 촉진된다.

또 우울증은 걸으면 개선된다. 우울증이란 뇌 속의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부족한 상태인데 걸음면 이 호르몬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루에 5분이라도 좋으니 일단 걸어야 한다. 나는 항우울제의 효능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기간 복용하다 보면 의존성이 생겨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하게 될 수가 있다. 하루에 5분, 10분이라도 걸을 만한 기운이 생기면 서서히 복용량을 줄이다가 마지막에는 약을 완전히 끊고 걷기만으로 전환하자. 이 방법이라면 초기 우울증을 3개월 만에 극복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