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결단의 시간 맞은 두 리더
다시 결단의 시간 맞은 두 리더
  • 권혁두 국장
  • 승인 2023.03.12 19: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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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권혁두 국장
권혁두 국장

지난주 언론을 장식한 두 장의 사진이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판세를 압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 당대표가 선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장을 찾아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리는 사진이 하나다. 다른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낸 인사의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모습을 담았다. 윤 대통령의 표정은 득의양양했고 6시간을 가다렸다가 조문을 한 이 대표의 안색은 지친 듯 초췌해 보였다. 윤 대통령은 당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고 이 대표는 고인으로부터 “이제 그만 정치를 내려놓으라”는 유언을 접해야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1년만에 완벽한 친정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윤심을 앞세운 김기현 후보가 윤핵관·대통령실과 호흡을 맞춘 끝에 당대표에 선출됐고 최고위원도 모두 친윤파로 분류된 후보들이 차지했다. 해서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이견없이 떠받쳐줄 내부 동력을 확보하고 내년 총선에서도 공천 주도권을 잡으며 총선 후 입지까지 다질 수 있게 됐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이번에 숨진 전 비서실장을 포함해 4명이 이 대표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전 비서실장은 유서에서 이 대표에게 “이제 정치 내려놓으라”며 “함께 일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도록 해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들이대니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주변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잇단 죽음에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을 살리려면 이 대표가 용퇴해야 한다는 `반명' 그룹의 공세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야 두 지도자의 극명한 대비에는 `승자의 정치'로 정의되는 한국 정치의 잔혹한 속성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관용도 예의도 염치도, 심지어는 한줌 유머조차도 없는 숨막히는 독식의 정치 말이다. 국민과 당원에게서 위임받은 권력에 대한 경외감과 의무감은 보이지 않고 끝이 보이지않는 욕망만이 꿈틀댄다. 그래서 두 사진은 정치의 정상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감동도 연민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보수언론조차 `진흙탕싸움'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수준이 떨어졌다.

여론 1위와 당내 1위 후보가 룰을 바꾸는 변칙과 전방위 압박으로 도중하차 했다.

대통령실 당무개입 논란이 계속됐고 급기야 시민사회수석이 후보에게 고발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밖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대통령이 전당대회장에서 들은 박수 소리 못잖았다.

대통령이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구축했다고 당까지 마냥 환호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문재인 정권은 촛불 시민혁명으로 대들보 하나 남지않을 정도로 몰락한 여당을 딛고 집권해 국회까지 장악했다 20년 집권을 호언했지만 무너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잊지말아야 할 자멸의 역사다.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장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국민만 생각하고 함께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국민에 국민의힘 당원들만 포함되는 게 아니라면 대통령은 이제라도 갈라진 민심을 통합하고 협치를 추구해야 한다. 김기현 신임 대표는 “야당 지도부를 찾아뵙고 민생과제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김 대표가 이 말을 실천하도록 밀어주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자신을 보필했던 측근의 비극적 죽음을 맞은 이 대표에겐 다시 결단할 명분도 주어졌다.

그는 고인을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공직자'라고 말했다.

그런 사람이 “끝까지 싸워 결백을 입증하라”는 주문 대신 정계 은퇴를 유서로 진언했다면 숙고하고 또 숙고할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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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우파 2023-03-12 19:51:46
국민의힘 경선은 기네스감!!! 0%로도 나오기 힘든 확률을 만들어냈으니...대단합니다! 국민의힘 실방 득표율에 선거인 수 끝자리 수가 거의 "7"로 고정!!! 2023년 3월 4일 9시! 선거시작하고 선거득표율이 1.64%부터 12.38%까지를 보면 선거인 수의 끝자리가 "7"로 고정되었고, 20여차례 정도만 순간적으로 0.01%에 다른 숫자로 바뀌었고 거의"7"로 고정되었던 증거들이 미디어F, 공병호TV, 황교안TV, 박주현변호사TV에 올라와 있음! 선거제도를 파괴해야 조작으로 200석, 300석도 만들고 공산국가도 만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