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서 완성된 국내 첫 민간발사체 ‘한빛-TLV’
충북에서 완성된 국내 첫 민간발사체 ‘한빛-TLV’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3.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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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지난 8일 새벽 5시 40분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문자메시지 내용은 `발사목표 3월 7일(브라질시간) 당일 하루동안 점검할 항목이 총 93개로 항목별 기능점검 및 준비과정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돼 3월 8일까지 일정 연장한다'는 내용이었다.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 홍보담당자가 보내온 문자메시지였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브라질 발사장에서 민간발사체 `한빛-TLV'시험발사하려했으나 불발됐다. 발사장 안전관리시스템과 `한빛-TLV' 점화시스템 간에 예기치 못한 동기화 오류로 발사체에 점화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무산된 것이다.

그리고, 2023년 3월. 이노스페이스의 우주로 향한 재도전이 시작됐다. 이노스페이스가 독자개발한 시험발사체 `한빛-TLV' 신규 발사 예비기간이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브라질 시간)로 확정되면서다.

하지만 우주는 이노스페이스의 진입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시간 8일 오전(브라질 시간 7일 오후)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CLA)에서 예정됐던 `한빛-TLV' 발사 일정을 연장했다. 9일에도 카운트다운 단계에서 발사가 중단됐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우주로 향하는 길은 만만하지 않은 것 같다.

발사가 지연되고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이 발사대에 민간발사체를 올려놓은 것 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세종에 본사, 청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 재도전하고 있는 시험발사체 `한빛-TLV' 는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소재 공장에서 완성됐다. `한빛-TLV' 는 우리나라 최초 민간발사체다.

`한빛-TLV' 시험발사체는 위성발사 서비스 사업을 위한 50㎏급 탑재체 운송능력의 2단형 소형위성 발사체 `한빛-나노'에 적용될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비행성능 검증을 위한 것이다. 시험발사체는 높이 16.3m, 직경 1.0m, 중량 8.4톤이다. 1단 로켓으로 추력 15톤급 하이브리드 엔진 1개를 장착한다.

우주산업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청주에서 민간 최초 우주발사체를 만든 것이다. 청주에서 우주발사체를 만들었다고 하니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청주권의 우주항공 인프라를 고려할 때 생소한 일만은 아니다.

청주에는 공군과 민간비행장, 공군사관학교가 있다. 공군사관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을 배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우주항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군은 우주항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공군의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해 청주권에 우주항공박물관 건립을 구상했었다. 국토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한 점과 우주항공 인프라가 우수한 점 때문에 후보지로 검토됐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지역이 수용하지 못했고, 전국 공모를 통해 제주도에 우주항공박물관이 건립됐다.

최근 미래산업으로 선진국들이 앞다퉈 우주산업개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는 수 십 년전 지역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후 조그마한 스타트업이 세계 유수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 청주시 강내면 농촌지역에서 꿈을 키워 이젠 우주의 문을 열고 있다. 우주산업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우주의 문을 열고 있는 이노스페이스의 행보는 큰 의미가 있다. `한빛-TLV'의 성공 발사로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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