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핵심 가르침
유교의 핵심 가르침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3.02.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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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동양 수천 년 지혜의 보고인 유교(儒敎). 특히 조선조 5백 년 동안 통치이념으로 자리를 잡음으로써, 알게 모르게 우리의 DNA 속에 축적된 유교는 대학, 중용, 논어, 맹자 등 사서(四書)를 근본 경전으로 한다. 이 중에서도 유교의 근간이 되는 원론적인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는 경전은 대학이다. 대학 중에서도 서두에 실려 있는 대학의 삼대 강령인 “대학지도(大學之道) 재명명덕(在明明德) 재친민(在親民)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 즉, 대학의 도는 첫째 명덕을 밝히는 명명덕이고 둘째, 백성들과 친하게 지내는 친민이며 셋째, 지극한 선에 머무는 지어지선이라는 가르침만 정확하게 이해해도 유교의 대의를 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지도(大學之道)'는 `큰 학문의 도', `절대적인 큼을 배우는 길', `크게 배우는 길' 등으로 세분해서 살펴볼 수 있다. `큰 학문'이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언제 어디서나, 심지어 타인을 가르칠 때까지도 배우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겸허한 인생 여정 그 자체라고 이해하면 된다. `절대적인 큼'이란 어느 한 부분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아닌, 보편타당한 진리, 도(道), 하느님 등으로도 불리는 우주의 근본 자리 및 인생의 근본을 배우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크게 배운다'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완전 소화-흡수하듯, 학문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행합일 함은 물론 배워도 배운 바가 없을 정도로 완전 체득-체화해서 자신이 아는 바에도 집착하며 머물거나 내세우지 않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대학의 첫 번째 강령인 `재명명덕(在明明德)'은 모든 인간의 내면에 내재해 있는 밝은 덕을 밝히는 것이다. 거울이 먼지와 얼룩 등으로 탁해지듯 이런저런 욕심-욕망으로 혼탁해진 우리의 마음을 맑히고 밝히는 마음공부 및 수행이 바로 명명덕의 요체다. 두 번째 강령인 `재친민(在親民)'은 자기 자신이 먼저 명덕을 밝혀 지혜를 갖춘 뒤 어리석음과 욕심 등으로 힘들어하는 주변 인연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함께 하는 것이다. 불교 및 기독교에서 말하는 중생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낮은 곳으로 임해서 이웃을 제 몸처럼 보살피는 것이 친민이다.

백성과 친해진다는 의미의 친민(親民) 보다는, 백성을 새롭게 변화시킨다는 신민(新民)이 더 타당하다면서, 친민을 신민으로 바꿔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별 의미 없는 주장이다. 누군가와 친해진다는 친(親)이란 글자는 입(立)+목(木)+견(見)으로 구성된 깊은 의미의 글자라서 선택한 것이다. 임금이나 황제 및 유학자가 백성들을 새롭게 변혁시키는 신민도 의미는 있지만 먼저 명덕을 밝힌 이가 주변 인연들 옆에 나무(木) 처럼 굳건하게 서서(立) 밝은 태양을 함께 보며(見)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알게 모르게 친민하는 것이 더욱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세 번째 강령인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은 명덕을 밝힌 후 친민의 보살행을 하며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는 매 순간순간 지극한 선의 자리에 머물며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 어떤 현실적 이익이나 명예 등 재색명리(財色名利)의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 순리 자연의 멋진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다.

심령이 가난한 자 되어 내 뜻이 아닌 하늘의 뜻을 펼치며 성령의 도구로 쓰이는 삶, 온전한 일심으로 아무런 갈등 없이 하되 함이 없는 `응무소주이생기심 천상천하유아독존'하는 삶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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