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겠습니다 ! 마음만요
받겠습니다 ! 마음만요
  • 손은정 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 승인 2023.02.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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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손은정 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손은정 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배우 이형철씨가 출연한 공익광고가 있다. 흔히 `김영란법'이라고 알려진 부정청탁 금지에 대한 공익광고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TV 속 드라마 같은 장면에서 주인공에게 누군가 (돈)봉투를 전하려 하고 이를 많은 사람들이 숨죽이며 지켜본다. 주인공은 잠시 망설이다가 “받겠습니다”라고 말을 한다. 지켜보던 이들은 실망하지만 뒤이어 주인공은 “마음만 받겠습니다”라고 다시 한 번 말하고 시민들은 환호한다. 마지막에 뜨는 엔딩 문구는 `청렴한 마음과 거절하는 용기'. 그 아래 한 줄로 더 있는 자막을 보니 부정청탁금지에 대한 법 시행도 알리고 있다. 공익광고 속 “받겠습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라는 말이야말로 진정 우리 사회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청렴상이자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공직에 들어온 지 8년째.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청렴한가?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공공기관의 청렴도가 개선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청렴 자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렴 자의식' 부족은 뿌리 깊은 정(情)중심 주의, 연고주의, 공공기관의 공금 횡령, 권한 남용, 알선 및 청탁 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포장시켜 준다. 이러한 점에서 공직자로서 청렴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실감하며 형식적인 청렴 교육에서 탈피해 자체적으로 우리를 진단하고 점검할 수 있는 내부적인 점검ㆍ지도 관리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근무 중 간혹 시민들이 노고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음료수나 간식거리를 가져오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물론 불순한 의도가 없는 순수한 감사 표시인 것을 알지만 선뜻 감사하다며 받는 것이 정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마음만 받겠습니다”라고 하며 되돌려 보내곤 한다. 하지만 추운데 고생이 많다며 꼭 잡는 두 손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청렴한가에 대한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한 것에 변명하면서도 그동안 잔소리로 느꼈던 것에 부끄러웠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공직자로서의 원칙과 기준을 지키되 일명 까칠한 민원인에게는 여유를 가진 수더분한 마음,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을 담아내고 현장 갈등의 틈새에서는 부드러운 윤활유가 되면서 공직의 숭고함을 담아낸다면 청주시민 한 분, 한 분 모두의 마음이 우리에게 있을 것이다.

반듯한 공직사회가 농도 짙은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어렵고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고, 그 길의 끝에는 당당한 공직자와 시민의 행복이 자리하고 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공직사회의 당당함과 청렴함이 `더좋은 청주 행복한 시민'의 밑거름임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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