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줏값 6000원 시대
소줏값 6000원 시대
  • 이재경 국장
  • 승인 2023.02.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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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
이재경 국장

`이젠 집에서 혼술이 정답', `1병에 6000원이면 못사먹지', `더 이상 소주는 서민들의 술이 아님'.

지난 주말 소주업계가 술값을 또다시 올릴 전망이라는 뉴스가 나오자 누리꾼들이 푸념어린 댓글을 올렸다.

특히 젊은 청장년층에서 탄식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올해 술값이 지난해에 이어 또 오른다는 전망은 주세 인상과 함께 원재료값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주세)을 1℃당 885.7원으로 30.5원 올린다. 지난해 1℃당 20.8원 오른 것보다 인상폭이 50% 포인트나 더 커졌다. 맥주의 세금 인상은 또다시 소비자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맥주업계는 지난해에도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하이트 출고가를 7.7%,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8.2% 각각 인상했다. 올해 세금 인상분이 또다시 소비자가에 반영될 것은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소줏값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인상될 전망이다. 소주 업계는 주세가 오르지는 않지만 원재료 가격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상 요인이 또다시 생겼다며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소주는 지난해 이미 한 차례 크게 올랐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도 출고가를 지난해 7.9% 인상했다.

보해양조도 지난해 잎새주, 보해소주, 여수밤바다 등의 출고가를 무려 평균 14% 이상 올렸다.

무학 역시 좋은데이 등의 출고가를 8% 이상 올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부터 국내 소주의 소비자 판매가는 일제히 10% 이상 상승했으며 도시 지역 식당에서 판매되는 소주 1병의 가격이 일제히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주세가 인상된다는 뉴스가 나오자 애주가들은 씁쓸한 표정이다.

가뜩이나 물가고로 이미 음식값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또다시 주세의 인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연거푸 술값이 올라 식당 소줏값이 6000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참에 술을 끊겠다', `집에서 먹는 수밖에', `소줏값이 안줏값 보다 더 비싼 시대가 왔다'는 등 인터넷 상에서 주당들의 반응이 왠지 애처러워 보인다.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출고가가 100~200원 오르는데 식당에서는 그때마다 1000원씩 올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식당들도 술값 인상을 마냥 반가워 하지는 않고 있다. 서민, 중산층을 고객으로 하는 동네 술집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충남 천안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해 소줏값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다가 매출이 감소하는 경험을 했다.

그는 “길목이 좋아 장사가 잘 되는 집은 모르겠지만 동네 식당들의 경우 손님들이 술값 1000원을 더 올리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올해 주류 도매상에서 출고가를 올리더라도 더는 술값을 올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근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고금리와 물가고 행진으로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청년들의 삶. `속절없이' 오르는 소줏값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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