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청남대의 변화를 기대한다
‘애물단지’ 청남대의 변화를 기대한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2.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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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를 두고 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한 번은 가볼 만한 곳, 하지만 두 번은 가지 않을 곳'.

그럴 만도 한 게 사실 청남대는 가도 딱히 할만한 게 없다. 먹을만한 것은 더더욱 없다.

충북도민에게도 외면받은 청남대다.

1983년 건설된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일반에 개방돼 충북도로 관리권이 넘어왔다.

하지만 찾아오는 이가 없으니 당연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간 운영 적자가 3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2013년 46억4800만원이었던 청남대 경상비(인건비+운영비)는 지난해 75억9900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2013~2019년 연간 80만명대를 유지했던 관람객 수는 2020년 이후 20만명대로 급락한 상태다.

청남대 운영 적자 논란은 도가 소유권과 관리권을 넘겨받아 관광 사업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꼬리를 물어왔다.

도는 2008년 연 30억원대였던 운영 비용을 두 배 넘게 늘렸으나 연간 적자 폭은 10억원에서 오히려 30억~40억원으로 커졌다.

청남대에 쏟아붓는 운영 비용 때문에 청남대를 다시 청와대에 돌려주자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올해 들어서는 청남대가 지역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취임 초기부터 “민간 사업자였다면 도저히 끌고 갈 수 없는 애물단지”라면서 청남대 경영 혁신을 촉구해 왔다.

김 지사는 청남대 등 대청호 수변구역 규제 문제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상소문'을 올렸고,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이 얼마 전 청남대를 직접 찾아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 위주의 환경정책보다 과학기술에 의거해 수질을 관리하는 방안을 선택하라”며 “김영환 지사와 환경부 장관이 새롭게 청남대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상을 논의하라”고 말했다.

청소년 시설이나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다만 대청호 수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청남대를 남이섬처럼 발전시키면 되지 않겠는가'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이섬이 위치한 북한강변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있으나 청남대보다 개발이나 각종 시설 설치가 용이한 편이다.

자연스레 청남대의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걸림돌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충북도는 규제가 풀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도의 청남대 발전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제 공은 충북도로 넘어왔다.

도는 규제 완화와 별도로 각종 편의시설과 휴식공간을 확충하고 대통령기념관 세미나실 명칭을 영빈관으로 변경하는 등 청남대 활성화를 위한 15대 혁신과제를 추진한다고 공언했다.

대청호반을 따라 구불구불 조성된 산책로 곳곳에 물멍쉼터를 만들고 청남대 입구까지 7.3㎞에 이르는 수변산책로를 조성한다.

골프장으로 쓰였던 호수광장을 피크닉공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주차장에서 전망대를 잇는 0.3㎞ 모노레일과 청남대~대청호반 4.8㎞ 길이의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한다.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시각으로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 지난해의 두 배인 100만명 관람객을 올해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장밋빛 청사진이 반드시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충북도의 청남대 관련 정책 실행에 도민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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