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래야 하냐고 묻는다면
왜 그래야 하냐고 묻는다면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3.02.07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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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무속인 `천공'이 가뜩이나 여야 정치권의 극심한 대치로 시끄러운 나라를 더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 관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되면서 언론에서는 연일 이와 관련한 논란이 뉴스로 도배 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의 전말은 전 국방부 대변인이 자신의 일기를 토대로 쓴 `권력과 안보'라는 자서전 한권에서 비롯됐다.

자서전에는 윤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현재의 경호처장과 `윤핵관'으로 꼽히는 모 의원이 용산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천공'과 함께 방문한 것을 부사관으로부터 보고받았다는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말과 자세한 정황이 실렸다.

이에 대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무속과 주술에 빠져있는 지도자에게 국정을 맡길 수는 없음이 자명해졌다”며 “해당 일자의 녹화 영상을 공개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사실무근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실은 전 국방부 대변인과 자서전 내용을 인용 보도한 2곳의 언론사 기자에 대한 고발조치 방침을 표명했고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시즌2를 시작이라도 하려는 것이냐”며 더불어민주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어찌됐든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든 무속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설은 국방부 고위간부 출신의 실명 증언까지 나온 이상 국민들에게는 정확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천공'이라는 무속인이 지난 대선 당시부터 윤 대통령의 `멘토'이자 `스승'이라는 구설에 올랐던 인물인데다 윤 대통령도 대선후보 당시 경선 토론회에서 `천공을 뵌 적이 있다'고 답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무조건 사실무근만 주장하고 고발로 맞서는 자세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되레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킬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사실상 무속인이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을 이용해 공적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이는 국정 전반에 있어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은 비슷한 일을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충분이 경험해 봤다.

이번 의혹은 관저 결정과 나아가 대통령실 이전이라는 국정의 중대 현안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 때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는 그 차원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더더욱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객관적 사실관계 증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천공'은 지난 이태원 참사 비극으로 국민들이 애도하고 있을 때 “엄청난 기회가 온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희생을 해도 이렇게 큰 질량으로 희생을 해야지 세계가 우리를 돌아보게 돼 있다. 우리 아이들 희생이 보람되게 하려면 기회를 잘 써서 세계에 빛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국민적 공분을 산 요주의 인물이다. 또 윤 대통령 취임 당시 방송 인터뷰에서는 “대통령 부부가 본인을 스승님이라고 부른다”고 과시까지 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영국여왕 조문을 앞두고 조문을 하지 말라고 했던 `천공'의 영상이 공개된 뒤 조문이 진짜로 취소된 것도 큰 논란이 됐었다.

그래서 앞으로 더 이상 무속인 문제로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막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작금의 `천공' 논란과 의혹의 철저한 규명은 무조건적이어야 한다. 굳이 왜 그래야 하냐고 묻는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도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탄핵이라는 수모를 겪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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