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인하는 `찔끔' 예금금리는 `뚝뚝'
대출금리 인하는 `찔끔' 예금금리는 `뚝뚝'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1.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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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銀 주담대 변동금리 연 4.64~7.43%
소비자 “체감 어렵다” … 신규 대출에만 적용 탓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정기예금 금리 더 하락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금융소비자들이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예금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기존 차주에게는 인하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금리 상단은 7%대로 1년 전 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에 예금금리는 하락하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연 4.64~7.43%로 나타났다.

올 들어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8%대를 넘어서자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압박하면서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책을 발표했다. 농협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기존보다 0.8%포인트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신규 코픽스 기준 최대 1.05%포인트, 신잔액 코픽스 기준 최대 0.75%포인트 하향 조정한다. 우리은행은 우대금리 항목을 확대하고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들은 금리 인하 조치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기존 대출자에게는 금리 인하 조치가 적용되지 않고 신규 대출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청주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지만 기존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려도 지난해 오르기전 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해 첫 영업일인 1월 3일 당시 3.57~5.07%를 형성했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와 비교하면 약 1년 사이 금리 상단이 2.36%포인트 치솟았다.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졌다. 보험회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0%대를 넘어 최고 연 13%에 달한다. 보험사에서 1000만원을 빌렸다면 연간 이자로만 약 130만원을 내야 했다.

금융소비자들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하락보다 예금금리 하락을 더욱 체감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른 이후에도 5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3%대로 내렸다.

지난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3.68~3.95%를 형성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높일 때마다 즉시 수신금리를 상향 조정했던 은행들은 11월부터 인상을 중단했다. 과도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 주문과 은행채 발행 재개 등의 영향으로 예금금리는 하락세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정기예금 금리는 더 내려가고 있다.

청주 거주 박모씨는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인상 자제 압박에 마지못해 대출금리를 내렸지만 예금금리도 함께 내리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대출금리 하락 체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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