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청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 윤인수 청주시 용암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3.01.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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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청주시 용암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윤인수 청주시 용암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처음은 그 사람에게 큰 의미 부여가 되고 뇌리에 깊이 남곤 한다. 첫 걸음마, 첫 여행지, 첫사랑, 첫 키스, 첫 출근 등 처음 또는 시작이라는 단어는 설레면서도 무언가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마법 같은 단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의 공직 입문 후 첫 출근의 기억은 기분 좋은 두근거림과 막연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세 번째 직장이지만 2009년 첫 회사에 처음 출근하던 그때의 마음과 너무나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다만 다른 점은 청렴과 봉사의 다짐이랄까? 나에게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그래도 다른 직장인들보다는 좀 더 정직하고 깨끗해야 한다'라는 추상적이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도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나의 첫 출근과 마찬가지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갖고 처음 출근하는 대부분의 사람 역시 그럴 것이다. 미래에 어떤 모습의 내가 되어있을지를 상상하며, 청렴하겠다는 굳은 다짐도 하고 봉사 정신이 투철한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성 민원에 치이고, 생각보다 박한 급여에 실망하고, 야근과 비상근무에 시달리며 처음 다짐했던 청렴이나 봉사 정신은 점점 희미해지고 그저 고된 하루에 지친 직업인이 되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초심(初心)이란 참 좋지만 어려운 단어 같다. 초심을 항상 유지할 수만 있다면 나라는 사람은 작년보다,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초심을 지켜가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고 나는 항상 초심 유지에 실패하곤 했다. 무의미하게 보이는 그저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의 초심은 항상 현실과 타협하고 꺾인다. 연초에 붐비던 헬스장이 시간이 지날수록 한산해지는 것과 같이 나 역시 나약하고 평범한 사람이라 몸의 고단함을 피할 수 있는 샛길, 머리의 힘듦을 덜어주는 임시방편과 같은 현실의 유혹들과 나의 평정심을 흔드는 상황들은 초심을 유지하기 힘들게 한다.

친절 하고자 했던 마음은 원칙을 지키려 해도 앞에서 소리치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민원인 앞에서 무너지고, 반복되는 일상적인 문서 제출에 지쳐가곤 했다.

그럼에도 새해가 시작된 지금 나는 지난 2022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새로운 결심을 하고 여러 가지 다짐을 또다시 한다. 개인적인 목표와 더불어 공무원으로서 처음했던 청렴과 봉사의 다짐들을 잊지 않으며 현실에 꺾이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갖고 2023년을 보내려고 한다.

지난해와 같이 타협하고 꺾일지라도 다시 결심하고 또 다짐하며 초심을 유지하고자 노력해 보자고 결심한다. 그래서 조용히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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