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축중과 복잡성
뇌의 축중과 복잡성
  • 최종석 괴산중학교 교사
  • 승인 2023.01.18 1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괴산중학교 교사
최종석 괴산중학교 교사

 

학생들이 강당에서 출판 기념식을 열었다. 스스로 책을 구상하고 만들어서 직접 담당영역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여러 학생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학생마다 특기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서 진행하였다.

모두는 아니지만 몇몇 학생은 매우 독특하게 해석하여 책을 구성하였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활동이 적은 학생이지만 출판기념회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신기하였다. 이 학생의 뇌 속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뇌는 약 1280억개의 신경세포가 하나의 거대하고 유연한 구조로 연결된 네트워크이다. 뇌는 수상돌기라고 불리는 무성한 가지들은 다른 신경세포들로부터 신호를 받고 축삭이라 불리는 줄기는 그 뿌리들을 통해 다른 신경세포에게 신호를 보낸다. 1280억 개의 신경세포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서로 통신을 한다.

네트워크의 조합이 행동을 할 때마다 다르게 이루어지는데 이것을 축중(degeneracy)이라고 한다. 모든 생물학적 시스템에 축중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후각도 축중에 의하여 작동하며 면역계, 운송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네트워크 조직에는 다른 이점이 있다. 인간의 마음을 만들어내는 데 핵심이 되는 특별한 속성을 뇌가 제공한다. 이것을 복합성(complexity)이라고 한다.

엄청난 수의 각기 다른 신경 패턴들로 스스로 구성해내는 것이 뇌의 능력이다. 복잡한 시스템은 다양한 활동 패턴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협력하고 조정하는 다수의 상호작용하는 부분으로 구성된다. 복잡성은 뇌가 모든 상황에서 유연하게 행동하게 해준다. 우리가 추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풍부한 언어를 구사한다. 현재와 매우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창의성과 혁신이 가능한 것은 복잡성 덕분이다. 복잡성은 뇌가 이전에 만든 오래된 패턴의 조각과 조각을 조합해 엄청나게 다양한 패턴을 낼 수 있다.

학생들은 끊임없이 변화하기를 좋아한다. 1, 2, 3학년이 성장하는 동안에 많은 변화를 보인다. 그 차이는 학생 개인에 따라 뇌의 네트워크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스로 노력하는 학생은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선생님은 이러한 변화를 보는 것이 즐거움이다.

시스템의 복잡성은 정보의 습득하는 양과 패턴을 구성하는 것에 의하여 좌우된다. 어떤 정보를 어떻게 습득하고 어떻게 네트워크의 패턴을 구성하는 것이 문제이다.

학생들의 뇌에서는 지금도 계속하여 축중과 복잡성이 일어나고 있다. 출판기념회에 발표한 후에 미소를 짓는 학생의 얼굴이 인상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