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 5형제 소원했는데 6남매 부모 됐어요”
“결혼전 5형제 소원했는데 6남매 부모 됐어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1.12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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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저출생시대 다둥이 가정을 응원합니다.
청주 오성탁·최봉란 부부

초등 6학년 첫 딸~8개월 된 막내 … 볼수록 행복
오늘밝은해·오늘새론 … 마음 담은 한글이름 이채
가르치기 보다는 보여주기 … 자유로운 성장 응원
오영탁·최봉란 부부와 6남매.
오성탁·최봉란 부부와 6남매.

 

“아이를 갖는 건 의지로만 되는 게 아니란 걸 알았어요. 생명은 그냥 오는 게 아니더라구요.”

서른여덟 늦깎이로 결혼한 오성탁씨(50·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최봉란씨(47). 결혼 12년차인 부부는 6남매를 두었다. 젊은 시절 학업을 위해 청주로 왔다가 연을 맺은 부부는 울산과 부산이 고향이다. 학업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교사로 일할 생각이었지만 가족이 뿔뿔이 헤어져 살아야 할 것 같아 청주에 뿌리내렸다. 10년째 강내면에서 살면서 딸 넷, 아들 둘을 낳았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집은 젊은 시절부터 꿈이었어요. 결혼 전에 가족들과 소원을 쓰기로 했는데 그때 나는 다섯 명의 아이를 낳겠다고 소원을 썼어요. 독수리 5형제 있잖아요. 남자 형제만 있었는데 외로웠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막연하게 아이를 많이 낳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다자녀 생각을 구체화한 것은 군대에 있을 때다. 어느 날 문득 미래의 아이 이름을 짓고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남모를 행복을 느꼈다고. 그때 지은 이름이 `오늘밝은해, 오늘사랑, 오늘감사, 오늘겸손, 오늘새론'이다. 당시 지은 이름은 다섯 자녀의 이름이 되었다. 그런 그가 독수리 5형제를 넘어 6형제를 낳았다. 8개월 된 막내딸을 낳으면서 이름을 `늘편안'으로 정했다. 자녀가 많아질수록 부부보다 할머니의 걱정이 컸다. 아들의 무거운 어깨를 걱정한 엄마의 마음이랄까.

“엄마가 경상도 분인데 딸 하나 아들 둘 낳으니까 인제 그만 낳고 재미있게 살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떻게 살려고 그러나 싶으셨나 봐요. 그 이후에 셋을 더 낳았으니…. 아이들이 많아서 설거지도 많고 빨래도 많아요. 아이들의 터울이 1~2년차다 보니 손도 많이 가지만 아이들끼리 무언가를 정하고 의견을 정리하는 걸 보면 대견해요.”

첫째인 초등학교 6학년 딸부터 이제 8개월 된 막내까지 성향이 다르지만, 활동량이 많은 아이를 위해 성별 따로 없이 모두 축구를 하거나 산책 등과 같이 몸으로 놀아주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교사인 부부에게도 교육과 현실의 차를 실감하는 날이 많지만 6남매 육아는 새로운 교육철학을 실험하는 현장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큰딸과 대화하다 보면 내 이름은 왜 기냐, 동생은 왜 많으냐 등등 예민한 질문을 해오는데 그럴 땐 돌리지 않고 정법으로 말해줍니다. 아빠의 마음이 들어 있는 이름이니까 하나하나 담긴 의미를 들려주죠. 아내가 육아하느라 짜증도 나고 힘들 텐데 천성적으로 아이를 좋아해요. 비슷한 성향의 아내를 만났어요.”

그는 자녀나 학생들에게 원칙처럼 세운 것이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보여주자'이다. 규정을 정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좋은 교육이 실현되길 바라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교회를 다니는 기독교인이어서도 그렇겠지만 소중한 생명은 그냥 생기고 그냥 낳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모든 사람이 존엄한 존재라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클수록 가장 큰 걱정은 교육비다. 다자녀 가정을 위한 국가지원이 많아지고 있지만 교육비 문제는 여전히 부모의 몫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저출생문제 해결책으로 정부의 교육정책이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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