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항상 내 곁에
예술은 항상 내 곁에
  •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 승인 2023.01.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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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요즘은 예술공연과 함께 하는 행사를 종종 볼 수 있다. 졸업식, 종무식, 시무식, 포럼 등 행사 본연의 목적이라면 굳이 필요없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예술공연이 있으므로 행사가 더욱 풍성해지고 참석하는 이들로 하여금 기쁨과 만족을 넘어 힐링을 줄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교육문화원에 근무할 당시 원장께서 `예봄밴드'라는 이름의 밴드를 조직해 기관 월례회 때 공연한 적이 있었다. 난 베이스를 담당했는데 모두 초보적인 실력(물론 몇 분은 실력자다)으로 화려한 기교는 기대할 수 없는 연주였지만 그동안 적막하기만 했던 다목적홀이 공연장이 되는 순간으로 기억된다.

요즘은 많은 학교에서도 졸업식 때 선생님과 함께 연주하고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축하 연주를 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제천과 단양 지역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 콘퍼런스를 개최한 적이 있다. 이때 전문 성악가분들을 초청해 공연했는데 어떤 사람은 행사 내용과 상관없는 공연 섭외로 예산을 허투루 쓰는 건 아니냐는 지적을 했는데 참석한 교사들은 자칫 딱딱한 행사가 될 뻔한 콘퍼런스가 예술공연으로 진한 힐링이 되었고 오히려 마음을 열고 토론을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제천교육지원청에서도 지난해 12월 31일 종무식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종무식이라면 항상 있을 법한 상장 수여 및 표창장 전달과 교육감 송년사와 교육장 인사 말씀 등이 있었지만 올해 교육장이 바뀌고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바로 내가 `송년가'를 부르게 된 것이다. “우리에게 `내부 가수'가 있으니 윤장학사님께서 한번 해보세요”라고 교육장께서 부탁하셨다. 나는 가곡과 동요 작곡을 하는 작곡가인데 작곡가는 노래도 잘한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어떡하나 고민을 했지만 교육장께서 만들어주신 무대인데 거절하는 것보다 교육지원청 직원들과 함께 공감하고 함께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기로 결심했다. 이러저러한 순서가 끝나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부서에서는 내가 노래를 한다고 하니 현수막과 각종 장식 등으로 나를 응원해주었다. 사실 난 소싯적 결혼식 축가는 많이 불러봐서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은 긴장하지 않는 편인데 이 날은 왜 이리 떨리는지 모르겠다. 첫 곡으로 뮤지컬 `빨래'의 넘버인 `참 예뻐요'를 MR에 맞추어 불렀고 두 번째 곡으로는 내가 작곡한 `마중'을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하며 불렀다. 한 해를 보내는 날이기도 하지만 새해를 마중하는 날을 의미하기 위해서다. 전날 리허설할 때는 틀리지 않던 반주를 왜 이리 많이 틀리는지 아주 힘겹게 곡을 마무리했다. 다행히 모든 사람들이 큰 박수를 쳐주며 화답해주어 다행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여기저기서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신다. 어떤 이는 `재미'와 `감동'이 있는 종무식이었다고 소감을 말해주기도 한다.

예술공연은 꼭 정해진 공연장에서만 해야만 공연의 가치를 인정받는 건 아닌 것 같다. 예술의 전당, 아트센터, 문화회관 등에서 많은 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곳에 방문해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다. 공연을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만의 문화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예술'이 나와는 상관 없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예술공연을 만나고 경험하고 느끼게 한다면 `예술'이라는 것이 나와 상관없는 것이 아닌 내 생활 속에 함께 있는 것이라고 여겨질 수가 있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주변에 항상 있으니 우리 모두`예술'과 함께 생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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