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찐급빠는 가능할까?
급찐급빠는 가능할까?
  •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3.01.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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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급찐급빠'라는 말이 있다. 급하게 찐 살 급하게 뺀다는 말인데 급하게 찐 살, 빨리 빼면 진짜 살이 되기 전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다. 휴가를 다녀왔거나 어쩌다 좀 많이 먹어서 체중이 확 올라갔는데 이걸 급빠만 하면 다 빠진다? 굉장히 그럴싸한데 과연 어떨지? 오늘 한 번 알아보자.

일단 급찐급빠라는 게 의학적 용어가 아니다 보니 정확한 기준은 없다. 그런데 흔히 얘기하는 급찐급빠들의 공통점을 모아서 보면, 급찐은 보통 휴가를 갔다 오거나 주말에 좀 많이 먹거나 해서 갑자기 몇 키로 정도 체중이 늘어난 것을 말하고 급빠는 보통 며칠 만에 그 늘어난 체중을 전부 줄이는 것을 말한다.

방법은 보통 1)운동의 강도를 평소보다 굉장히 강하게 한다. 2)강도뿐만 아니라 시간도 더 오래 자주 한다. 3)식단도 그동안 먹었던 만큼 거의 굶거나 아니면 굉장히 조금만 먹는다. 4)먹는 종류도 샐러드 같은 소위 `클린'한 식단만 먹든지 염분을 쫙 뺀 식단을 먹는다.

이게 정말 가능한 것일까?

일단 급찐부터 보면 1)2주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도 급하게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2)그런데 우리가 먹은 음식이 전부 소화되고 체지방으로 변환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결론적으로 2주 안에 늘어난 체지방도 조금 있을 수는 있겠지만 비율이 매우 낮을 것이고 늘어난 체중 대부분은 수분일 것이다.

그럼 급빠는 어떨까? 어느 정도 가능은 하다.

급찐에는 수분 영향이 큰데 그 수분은 금방 빠질 수 있다. 운동이나 절식으로 인해 몸에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글리코겐을 먼저 쓰는데 그렇게 글리코겐을 쓰고 나면 거기 붙어 있던 물은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면 수분 무게가 확 줄어든다. 대부분 급찐급빠 영상이나 관련된 블로그 등에 나온 원리가 바로 이것이다.

즉, 급찐급빠에서 지방이 찌거나 빠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 본격적으로 지방이 빠지는 것은 6주 이후이기 때문이다. 페닝턴 연구소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 시작 후 첫 4~6주 동안은 체중이 많이 내려가는데 빠지는 것은 대부분 체수분, 글리코겐, 단백질이고 지방은 많이 빠지지 않는다. 6주가 지나면 체중 감량 속도는 느려지는 대신 빠지는 체중에서 많은 부분을 지방이 차지하게 된다.

진정한 다이어트라고 할 수 있는 지방이 빠지는 것은 6주는 잡아야지 급빠 같은 단기간 노력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급찐급빠를 설명을 할 때 많은 분이 폭식으로 인한 수분이 몰린 것까지는 알고 있는데 이 수분은 절대로 지방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추가로 폭식만 안 하면 평소 먹던 대로만 먹고 운동도 따로 특별히 더 안 해도 즉, 아무것도 안 하고 평상시로만 돌아가도 시간만 좀 지나면 알아서 수분은 다시 빠진다.

반대로 보통 급빠하려고 운동을 평소보다 엄청 강하게 오래 하거나 갑자기 확 안 먹거나 그렇게 폭식과 절식을 반복하면 오히려 웨이트 사이클링 문제로 나중에 살이 점점 더 안 빠지게 된다. 덤으로 너무 안 먹으면서 운동만 강하게 하다 보면 건강이 나빠져서 탈모, 생리불순, 변비, 면역력 저하 등도 생긴다.

따라서 급찐이 되었더라도 급빠를 할 필요가 없고 그냥 내가 평소하던 다이어트 정석 루틴으로 돌아가면 된다.

진짜 살이 찌는 것은 2주 이상 지속했을 때 문제가 되기 때문에 며칠 잠깐 실수한 것에 너무 벌벌 떨 필요 없이 그냥 하던 대로 돌아가면 결국 다시 다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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