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이 언젠데" … 은행 영업시간은 아직도
"일상 회복이 언젠데" … 은행 영업시간은 아직도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1.08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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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탓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 단축
자영업자·고령층 헛걸음 일쑤... 불만 목소리 고조
당국 쓴소리·실내 노마스크 검토 … 논의 속도 전망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실내마스크를 제외한 사회 각 분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는데 왜 은행 영업시간은 정상화되지 않는지 답답합니다.”

최근 자영업자 A씨(58·청주시)는 급한 대출 업무가 생겨 부랴부랴 은행 방문을 서둘렀다. 아침 일찍 은행에서 업무를 마무리 짓고 가게 문을 열어야 해서다. 그러나 오전 9시 정각 도착한 은행은 셔터를 올리지 않았다. A씨는 잠시 기다려 봤지만 셔터는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같은 시간 A씨처럼 은행을 찾은 방문객이 몇몇 있었다. 알고 보니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였다.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당연히 은행 영업시간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된 줄 알았다”며 “아까운 시간만 허비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금융당국이 은행 영업시간의 정상화를 재차 주문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1시간 단축된 영업시간이 다시 늘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한껏 고조된 데다 당국이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국민 생활 불편 해소 측면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으로서의 은행에 대한 인식 제고 및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자가 요구하는 게 부당하지 않다면 맞춰주는 게 맞고 그게 국민 기본적인 상식이나 정서와도 맞다”는 설명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은행권은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지난 2020년부터 간헐적으로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하다 2021년 7월부터 전국 단위로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확대했다. 농협은행은 같은 해 11월 3일부터 현재까지 단축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금융이 자리를 잡으면서 영업점 방문객이 줄었다고는 하나 고령층 등 지점방문이 필요한 고객들 사이에선 불만이 커졌다.

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전면 해제' 여부 검토에다 당국의 쓴소리가 더해지면서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화를 위해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함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영업시간을 원상 복구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더라도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 노사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를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청주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영업시간 정상화 요구가 있다면 조만간 관련 논의가 진행되지 않겠냐”며 “다만 영업시간 정상화는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는 금융권의 흐름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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