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 승인 2023.01.02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민은숙 청주 생명초중학교 사서교사

 

이 글은 새해에 실리지만 한 해의 마무리를 맞으니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도서관과 전자책 서점의 올해의 책들을 보고 내 서재를 들여다본다. 집 근처 공공도서관 내 서재의 목록에는 사회과학, 특히 경제 분야 책들이 죽 있다. 곽재식 작가 덕에 그나마 자연과학 분야의 책이 있다. 전자책 서점에는 가볍게 읽은 여러 소설책이 있다. 그 책들 덕에 지난해 즐겁게 지냈다. 예술, 역사 분야 독서가 부족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 중간은 갈까 싶어 한숨을 쉰다. 올해는 좀 골고루 읽어야겠다.

책상에는 검토 중인 그림책, 독해력, 고전, 고사성어, 속담 책들이 있다. 2023년 예산 편성을 하는데 인문고전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아예 따로 배정이 되어 왔다. 교육도서관에서도 인문고전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해 여러 사업을 계획 중이다. 학교에서도 인문고전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책을 여럿 뒤적이며 고민해 본다. 2022년 시 베껴 쓰기와 한글날의 창제 의의 베껴 쓰기 행사를 했다. 지겨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간식의 힘인지 아이들이 많이 참여해 고마웠던 행사였다. 일단 베껴 쓰기를 한번 해 보자 하고 책들을 검토하고 있다. 내가 봐도 안 졸리고 재미있는 거 찾기가 목표다. 당분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인문고전 책 선정 부탁을 받고 고민을 하다 고른 책 중 하나로 `뭐라고 불러야 해?'(천준형 글·그림, 달그림)와 오늘 소개할 이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마리아 이바시키나 글·그림, 책읽는곰)이다.

`뭐라고 불러야 해?'는 바다에서는 명태, 그물로 잡히면 망태, 낚시로 잡히면 조태, 얼리면 동태, 바싹 말리면 북어로 불리는 명태의 다양한 이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처음에 명태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왜 이리 번거롭나 싶었는데 조상 입장에서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로운 생선에 대한 최대한의 찬사가 아니었나 싶다. 생각해보니 명태는 무려 세는 말도 따로 있는 생선이다. 북어 한 쾌. 북어 스무 마리를 묶어 세는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엽전과 북어를 셀 때 쓴다. 한 쾌, 북어는 스무 마리, 엽전은 열 냥을 이르는 말이다. 명태와 돈이 같은 세는 단위를 쓰다니. 명태는 대단한 생선이었구나 싶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이`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은 여러 나라 중 그 나라를 표현할 수 있는 고유의 말들을 담은 책이다. 표지에 발음 기호로 `카푸네'라고 적혀 있다. 포르투갈 말로`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빗어 내리는 일'이라는 뜻풀이가 있다. 나이 들어 보이는 노부부, 남편은 머리가 벗겨진 회색이고 아내는 흰 머리를 대충 묶고 바다를 바라보는 표지다. 책은 독일, 중국, 핀란드, 일본 등의 다양한 나라의 말 중 감정적인 말을 모아 엮었다.

말들을 보니 나라의 특성도 보이는 듯하다. 스페인어로 소브레메사. 라틴 문화는 식사가 기본 두 시간인 나라다. 식사를 하고 난 뒤에도 빈 접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의미한다. 덴마크어로 휘게는 일상에서 얻는 기쁨, 단순한 일에 감사하는 능력을 말한다. 독일어로 슈투름프라이는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이 집에 혼자 남아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를 이야기한다. 각 나라의 말을 살펴보고 읽어보고 되뇌어보면서 그 나라가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도 들고 여행이 그리워지는 시기에 한 번 읽어보며 여러 말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나처럼 마음의 안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해 주고 싶다. 필기체 연습하면서 한 번 따라 써 봐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