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여는 마음가짐
새해를 여는 마음가짐
  • 김일복 시인
  • 승인 2022.12.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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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일복 시인
김일복 시인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내면에 지향하고 있는 가치나 원하는 삶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하루를 시계추처럼 살아가지만 태업을 감아 주듯 새해에는 충만한 사랑을 감아줘야겠다. 충만한 시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며, 덕(德)을 쌓는 일이다. 덕(德)을 쌓는 일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나 즐거움을 같이 하는 것이겠다.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에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란 말이 있다.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 라는 뜻으로 덕이 있는 사람은 고립되어 있지 않고 반드시 따르는 이웃이 있다는 말씀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덕을 쌓는 일에 등한시하며 살아가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선행을 베풀면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어려운 친구나 이웃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오히려 더 큰 행복을 받은 경험이 있다. 누구나 새로운 동기부여나 심리적 만족감을 갖게 된다. 덕을 쌓는 일은 어렵지 않다. 남이 원하는 일에 도움을 주면 된다. 청소를 해 준다던지, 자리를 양보한다던지, 같이 아파하고 기쁨을 나누면 다 복 짓는 일이며 베푸는 삶이겠다.

그렇다고 덕(德) 쌓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덕을 쌓는 일은 어려운 여건에서 베풀기 때문이다. 시기와 질투를 하거나 내로남불 같은 사람들에게 덕을 베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착한 것이 오히려 바보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참 착하게 살기가 힘든 세상이다. 양심적으로 사는 것이 바보 같고, 어설프게 착하다면 호구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나이가 들면 친구도 멀어지고 자식들도 남보다 못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널 믿었는데….' 하며 속상해한다. 서로 사랑으로 대하면 서로가 힘이 되지만, 관심이 없고 이기적으로 대했다면 단절되지 않는 게 이상하겠다. 조건 없이 순수한 감정으로 서로를 대했다면 오래오래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의지적 선택이 아닌 모두 다 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말이 있듯이 내가 베풀면 그 만큼 돌아오겠다.

따라서 선을 행함에 앞서 올바른 견해를 갖고 올바른 행위를 해야겠다. 인간 본성은 본래 착하다고 하니 덕을 쌓는 일은 본능적인 것 같다. 마음으로 지은 죄는 오히려 덕을 쌓은 것 보다 더 큰 불행을 닥치게 된다. 이는 도덕적 윤리가치이며 살아가면서 공부하는 이유다. 현실에서 쉽지 않겠지만 윤리적 생활습관을 길러야겠다.

전래 동화 중에 “욕심 많은 원님이 곳간에 차고 넘치는데 대도 계속 욕심을 부려 화가 난 저승사자가 죽을 때도 안 된 원님을 저승으로 데려왔으나, 염라대왕이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내라고 명했습니다. 돌아가려면 이승으로 갈 노자를 내야 하는데 이승에서 베푼 게 짚 한 단만 있어 저승 곳간에 쌓인 재산이 짚 한 단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덕진이라는 처녀의 가득 찬 곳간에서 노자를 빌려 이승으로 돌아오게 된 원님은 잘못을 깨우치고 덕을 베풀었다고 한다. 덕을 베푸는 일은 결국 욕심을 버리는 일인가 보다.

보이는 세상이 있고 반대로 보이는 걸 못 보는 경우도 있다. 누가 본다고 해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에서 보이지 않게 베풀어야 할 일이다. 좀 가난하면 어떤가? 주고도 행복하면 그만이다. 사는 게 별거 있겠는가? 내일을 위하여 상대를 소중하게 대한다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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