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마다 은혜였음을
순간마다 은혜였음을
  • 심억수 시인
  • 승인 2022.12.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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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엿보기
심억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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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본명:석연) 수필가의 첫 수필집 <순간마다 은혜였음을>은 5부로 구성되었다. 1부 `도깨비에게 홀리다', 2부 `박하사탕과 여권', 3부 `도전은 아름답다', 4부 `대마도 멸치 떼', 5부 `황혼의 길목에서' 등으로 40편의 수필을 담았다.

수필은 작가의 개성이나 인생관 등이 그대로 나타나는 고백의 문학이다.

김정연 수필가는 서문에 지난날을 반추해 보니 매 순간순간이 모두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그때는 은혜임을 생각조차도 못하면서 살았는데 모든 게 감사한 순간들이었다며 자신의 본마음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김정연 수필가의 수필집 <순간마다 은혜였음을>은 작가가 살아오면서 겪은 실제적 체험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인간의 본마음을 찾아가는 김정연 작가의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이지만 독자들의 삶에서 실제로 겪을 수도 있는 사건이기에 공감한다.

수필집에 수록된 첫 번째 작품 `되찾은 기쁨'은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잃어버린 모친의 가방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문장에 깃든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터미널 여직원을 오해한 모친의 심정을 박진감 있게 그렸다. 가방을 되찾은 작가는 우리 사회가 은혜로운 세상이라며 인간 본마음에 대한 교시적 메시지를 들려준다.

1부 `도깨비에 홀리다' 작품은 작가가 10여 년 살던 집을 매도하기 위해 매매 계약서에 서명하던 날에 일어난 상황을 문학적으로 풀어놓았다. 생동감 나는 묘사는 마치 도깨비에 홀려 논두렁에서 허우적대는 작가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듯하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는 도깨비에게 홀렸다고 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견자비전(見者非全)의 교훈을 깨닫게 한다.

2부 `박하사탕과 여권' 작품은 청주공항의 식당을 운영하면서 겪은 체험을 그린 작품이다. 실수는 예고하고 오는 것이 아니다. 물건을 놓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작가의 인생관이 담겨 있다.

3부 `도전은 아름답다' 작품은 지천명의 나이에 만학의 길을 걷는 작가의 심정을 담백하게 들려준다. 새내기의 마음, 첫 강의 시간 자신의 인생을 그려보는 작가의 비장함이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 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만학의 길에 도전한 작가의 아름다운 삶에 마음이 절로 경건하다.

4부 `대마도 멸치 떼'는 대마도를 탐방하며 보고 느낀 작가의 심정을 그려놓았다. 파도에 밀려 백사장에서 몸부림을 치는 멸치 떼를 본다. 그 처절한 생명의 끈을 까마귀들이 날아와 앗아가는 찰나의 광경에서 자연의 순리를 생각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식과 서로 의논하고 절충하게 된다. 사람과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른 감정을 갖는다. 인간 본연의 마음을 회복하려는 작가의 심정이 돋보인 수작이다.

5부 `황혼의 길목에서'는 작가의 인생철학이 담긴 작품이다. 살아온 날을 돌아보고 살아갈 날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아내와 작은 기쁨도 함께하고 사소한 것에 감사하며 행복을 누리고 싶은 작가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은 김정연 수필가의 첫 수필집 <순간마다 은혜였음을>은 상실되어가는 인간성 회복을 위한 그만의 확고한 본마음이 담겨있다. 작가의 풍부한 경험과 문학적 감성이 녹아있는 수필을 감상하면서 세속에 덧칠된 마음을 닦아낸 은혜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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