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록문화도시 청주를 말하다
정보기록문화도시 청주를 말하다
  •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
  • 승인 2022.11.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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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

 

K-컬쳐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고 공유하며 공감하며 하나의 문화로 연결한다. 그리고 그 정보공유와 확산의 첫 출발점이 청주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당시, 집현전 학사였던 부제학 최만리 등은 훈민정음 창제를 극력 반대했다. 중국과의 우호 관계 유지와 유교적 가치의 정통성을 논리로 내세웠지만, 문자를 통한 지식의 확산과 정보의 공유를 두려워하는 기득권층의 불편함도 있었을 것이다. 정보는 소수 특권층만이 가진 독점적인 권력이었고 정보를 독점하려는 기득권에 맞선 선구자들의 도전과 노력의 결실로 정보는 공유되고 확산되며 오늘의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태동의 중심에 청주시가 있었다.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직지'와 `초정'을 말한다. 고려 우왕 때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된 금속활자본 `직지'는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중 가장 오래된 책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초정'은 세계3대 광천수로 알려진 초정약수와 세종대왕의 행궁 행차 및 치료 이야기를 담고 있다. 훈민정음을 창제하고자 했던 세종은 훈민정음 반포(1446년)를 2년 앞두고 방대한 독서 탓에 눈병에 시달렸다. 결국 세종은 신하들의 제안으로 1444년 청주 내수읍 초정리에 행궁을 차리고 121일 동안 머물며 약수로 눈병을 치료했는데, 이곳 초정에서 세종이 한글 창제의 과업을 마무리했을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청주는 이 최초의 `금속활자술'과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마무리'라는 역사적 사실과 가치를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정보기록문화도시로 성장해왔다.

1991년, 청주시의회는 청주의 정보기록문화 정체성과 역사성을 이어 담은 `청주시 행정정보공개조례'를 발의하며 시민의 알권리 신장을 통한 민주주의를 대한민국에 제시했다.

이 조례는 행정정보의 공개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전국 최초의 법령으로서 주민의 눈높이에서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긴 군사정권의 잔재가 남아있던 당시만 해도 행정정보는 특권층만 가지고 있었고, 이는 다시 큰 권력이었다. 상위법이 없다는 명분으로 주위의 반대와 우려 속에서 대법원 제소에 이르는 초유의 사태도 일어났다. 위기를 돌파하며 제정된 `행정정보공개'의 물결은 타 지방자치단체의 정보공개조례 제정 확산 뿐만 아니라 1996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즉 `정보공개법'의 초석이 되었다. 주민의 정보접근권과 알 권리 보장이라는 행정서비스의 가치를 일궈낸 청주시의회의 조례 제정은 성숙한 지방자치를 위해 지방의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을 제시하는 대표적 사례인 것이다.

이제 전국 최초의 행정정보공개조례 제정도시로서의 역사성을 이어받아 정보기록문화 선도도시로서의 청주를 꿈꾸고자 한다. 청주시의회에서는 청주기록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행정정보공개제도의 활성화와 청주시 기록정보 관리와 공유를 약속했다. 시민 중심의 정보공개 활성화와 정보기록문화의 확산을 함께 펼쳐나갈 계획이다.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다. 직지의 금속활자술, 초정 행궁의 훈민정음 창제 스토리, 그리고 전국 최초의 행정정보공개 조례 제정으로 이어진 `정보기록문화의 중심, 청주'라는 가치를 미래의 청주 경쟁력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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