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의 위기 세심한 복지정책으로
취약계층의 위기 세심한 복지정책으로
  • 연지민 부국장
  • 승인 2022.11.2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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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경기가 어렵다. 고금리에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물가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다. 급격히 오른 대출 금리에 이자 상환부담이 늘어나면서 저소득 자영업자와 청년층, 사회 취약계층이 불안하다. 가장 먼저 벼랑 끝에 내몰 수 있는 이들은 빚 부담이 늘면서 생활고를 피할 길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취약계층의 위기는 극단적 선택으로 시그널을 보내온다. 지난 8월 경기도 수원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세 모녀의 극단적 선택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60대 엄마와 30대 딸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당시 집에는 밀린 세금 고지서가 수북하게 쌓여 있던 것으로 파악돼 생활고가 이유로 추정되었다.

지난 25일 인천의 한 빌라에서 일가족 4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충격을 주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당시 자택 안방 앞에는 불에 탄 가연물질과 자필로 쓴 유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정확한 사인은 조사하고 있지만 생활고를 비관한 부모가 자녀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까지 한 이들 가정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복지 사각지대 가구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빈곤이 고립을 가져오면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막막한 현실을 접으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수년 동안 복지예산을 늘리고 복지정책을 늘리고 있지만 생활고에 따른 위기가정은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채 부담이 가중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위기의 가정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 또한 GDP 대비 가계부채율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30대 다중채무자가 5년 새 30% 증가한 상황에서 실물경제의 위축은 개개인의 경제문제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에 고금리로 말미암아 우량기업도 흑자도산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고, 산업마다 기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일자리 감소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서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들어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측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직장인들에겐 체감도가 낮지만 철저하게 자본주의 구조로 운영되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부터가 심상치 않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외국인 노동자부터 해고했던 미국기업들이 2023년에는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맥도널드,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GameStop 등등 미국의 대형 스토어들이 최근 점포 숫자를 대폭 줄인다는 소식이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미국도 경기침체로 인한 찬바람을 피해갈 수 없다는 분석과 함께 대대적인 직원 해고도 이루어질 것이란 예고다. 세계 강대국의 영향권에 있는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경기침체는 취약계층의 위기라는 쓰나미로 몰려올 게 뻔하다.

월드컵 뉴스에 묻히고 있지만 생활고로 비관적 선택을 하는 국민이 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 모두의 불행이다. 1997년 IMF 사태 당시 생활고에 내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던 누군가의 삶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가장 우선순위에 복지를 두고 세심하게 두텁게 복지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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