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문화재 돌봄사업을 돌아보며
충북 문화재 돌봄사업을 돌아보며
  • 유순관 충북문화재연구원 문화재 돌봄센터장
  • 승인 2022.11.20 18: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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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선-땅과 사람들
유순관 충북문화재연구원 문화재 돌봄센터장
유순관 충북문화재연구원 문화재 돌봄센터장

 

`돌봄사업'이라고 하면 보통 노인 돌봄이나 아이 돌봄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사물 중에서도 이들처럼 상시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대상이 있으니 바로 선조가 물려주신 소중한 문화재이다.

문화재 돌봄사업은 마치 부모가 아이를 돌보듯 상시적으로 문화재가 아픈 곳 없는지 살피고, 주변 환경을 정비해서 국민 누구나 문화재를 편히 즐길 수 있도록 관람환경을 개선하는 일을 한다. 또 많이 망가지기 전 작은 상처 단계에서 미리 수리하여, 문화재가 크게 훼손되는 일을 막는 일도 문화재 돌봄사업의 주된 업무 중 하나이다.

이렇게 경미한 단계에서 문화재를 수리하면, 대규모 문화재 수리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지역에서 채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

2022년 충북 문화재돌봄센터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1월 3일 업무 시작 첫날, 전 직원이 마음을 모아 한해 사업의 무사 시행을 소망하며 센터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단양 영춘 온달산성과 영동 추풍령역 급수탑 현장 관리로 힘차게 한 해를 시작했다.

1~2월 겨울철에는 세찬 눈보라를 견디기 위해 방한복, 방한화에 귀마개,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차가운 전통한옥의 대청마루에 올라 서까래에 거미줄을 걷어내고 대들보에 먼지를 털고 마루를 쓸고 닦고 온돌방의 습해 예방을 위해 군불을 때는 등의 일을 수행하며, 새로운 봄을 기다렸다.

3월에는 일상관리 인력을 충원하여 조직을 강화하였다. 다행히 작년 대비 26% 예산이 증가하였고, 그 결과 총 40명 10개 팀으로 일상관리 조직을 강화할 수 있었다. 작년까지는 전국의 23개 센터 중 충북이 가장 일상관리 인력이 부족한 상태여서, 늘 힘에 부쳐 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웠던 마음이었으나, 올해는 조직이 보강되어 직원들의 부담을 덜수 있었고 일자리 창출에도 좀 더 기여할수 있었다. 이종윤 충북문화재연구원장님을 모시고 산간오지에 위치한 진천군 이월면 `노원리 마애불상', 백곡저수지 변의 `백원정' 등을 돌아보며 현장을 점검하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올해는 안전관리에 더욱 힘을 기울였다. 문화재 돌봄사업은 일상관리, 경미수리 등 현장작업이 주가 되므로 안전관리 사전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기에, 안전교육은 아무리 강조하고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사항이었다. 이에 6월 전국 센터장 교육을 비롯하여, 연중 수회에 거처 직원의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여름은 돌봄사업이 가장 바쁘게 돌아가면서도 힘든 계절이다. 6월부터 8월 말까지 무더위 속에서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조기 출근제'를 실시하였고, 직원들 스스로 무더위로 인한 현장작업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탄력적 근무를 실시하기도 했다. 8월과 10월에는 전국 23개 문화재 돌봄센터의 현장관리 및 조직운영 전반의 평가가 있어 센터가 평상시 수행하고 있는 일상관리, 경미수리, 모니터링, 센터 운영을 위한 행정지원 등의 총괄적인 평가가 있었다.

이밖에도 오는 11월25일에는 국민들에게 문화재 돌봄사업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청주 `상당산성'에서 실시할 예정이며 12월에는 내년에도 우리 센터가 더욱 발전하고 문화재 관리에 최선을 다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전 직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개최하고 한 해를 마무리 한다.

이렇게 돌아보니 정말 숨 쉴 틈 없이 한해가 지나갔던 것 같다. 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흘린 땀과 노력이 모여 선조들이 물려주신 문화재를 온전히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그 땀이 조금도 아깝지 않은 기분이다.

내년에도 충북 문화재 돌봄센터는 힘차게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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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 2022-11-23 10:46:40
좋은 칼럼을 통해 문화재 돌봄사업에 대해 알게 됐네요. 충청북도 문화재 수가 상당할텐데 그 많은 문화재들을 관리하는 게 여간하지 않을 거라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재들을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