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으로써의 청렴
알아차림으로써의 청렴
  • 최민경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 승인 2022.11.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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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최민경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청렴이란 이상적인 것이다. 그것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도달하게 되는 상태가 아니라 부단히 노력하고 신경 써야 해낼 수 있는 특별한 경지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한 평생을 청렴하게 산 사람은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다.

공직자에게 청렴이란 그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인데 어째서 청렴이 하늘의 별처럼 따기 어려운 것이 되었을까? 나는 그것이 사람들이 직업에서 발견하는 의미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직업을 갖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직업에서 발견하는 가장 큰 의미는 `돈'이 될 것이다. 직업의식, 책임감, 사명감 등은 점점 돈의 그늘 아래에서 희미해진다. 돈과 직업이 일치되면 될수록 청렴은 우리에게 어려운 개념이 되어간다. 할 일을 열심히 하면 청렴해 지는 것인데, 여기에서 `할 일'의 개념이 점점 변질되기 때문이다. 결국 청렴의 문제에 대해 고찰하려면 `돈'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MZ세대에게는 예전만큼 공무원이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에 비해 보수가 적다는 것이다. 9급 공무원의 월급으로는 현재의 물가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월급에서 얼마를 올려주면 만족할 수 있을까? 원했던 만큼 월급이 인상되고 1년 후에도 과연 그 월급에 만족할 수 있겠는가? 다른 직업들과 비교하여 업무에 비해 보수가 적다면 연봉에 대한 재검토는 당연히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돈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갈망'이다.

어느 정도 많이 벌어야 충분한가? 돈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다. 한 채의 집을 사면 두 채의 집을 원하고 두 채의 집을 사면 세 채를 원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욕망을 억누르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수도승처럼 살아야 하는가? 아니다. 내가 이 짧은 글에서 제시하고 싶은 것은 `욕망의 억제'가 아니라 `욕망에 대한 직시'이다. 많고 적음에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더 많은 돈을 원한다. 이 간단하지만 분명한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분명히 바라볼 때 우리는 그 원하는 마음에서 조금 거리를 둘 수 있다. 이것을 `알아차림'이라 한다. 직업에서 `돈'이 갖는 위치와 의미를 우리는 `알아차려야' 한다. 그러면 비로소 청렴이라는 이상적인 개념에 현실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청탁, 비리, 횡령 등의 유혹이 다가올 때 더 많은 돈을 원하는 사람으로만 존재한다면 청렴과는 멀어지게 된다. 더 많은 돈을 원하지만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한 걸음 물러설 때 우리는 현상을 바르게 보고 청렴과 가까워 질 수 있다. 직업과 돈을 분리하고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각자의 의미에 맞게 행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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