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과 인식 변화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과 인식 변화
  • 이효선 청주시 상당보건소 월오보건진료소장
  • 승인 2022.11.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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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효선 청주시 상당보건소 월오보건진료소장
이효선 청주시 상당보건소 월오보건진료소장

 

15년 전 보건소에서 신규로 근무 때의 일이다. 그 당시에는 직장에 나이 드신 주사님들이 많으셔서 지금보다 퇴근 후에 장례식장을 가야 할 일이 많이 있었다. 여느 때처럼 한겨울 늦은 저녁 장례식장 근처 신호등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순간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조심스레 차의 창문을 열어보니 할머니께서 춥다고 여기가 어디냐고 하며 서 계시는 것이 아닌가!

순간 `치매가 있으신 어르신이구나' 생각이 들면서 추운 겨울이기도 하고 차가 다니는 위험한 도로라서 어르신을 빨리 차에 태웠다. 어르신은 계속 춥다면서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고 하셨다.

그 당시에는 치매 관련 사업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아서 치매 인식표가 없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112에 전화해서 근처 가까운 경찰서가 어디인지 물어보고 어르신을 모셔드리며 부탁을 드렸다.

얼마 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어르신이 집으로 돌아가셨다면서 아드님께서 작은 선물을 놓고 가셨는데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한사코 거절을 했는데 경찰관이 정 안 받으시면 집으로 갖다 드린다고 해서 하는 수없이 지구대에 가서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그때 생각이 난다. 현재 방서동 마을회관과 월오보건진료소에서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충북 광역치매센터에서 제공받은 책자를 가지고 문제를 풀며 집중력, 기억력, 문제해결능력, 실행 능력, 인지력 향상을 위한 치매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 후에는 그리기, 색칠하기, 색종이 접기, 오리기, 점토놀이 등 소근육 및 신경자극을 위한 미술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참여자들에게 당부하는 치매예방 및 진행속도를 늦추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제일 중요한 방법으로는 뇌를 튼튼하게 하는 방법이다. 뇌를 튼튼하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제일 손쉬운 방법으로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이다. 대화를 하면 신경세포가 활성화면서 뇌를 자극한다고 한다.

그리고 주 3회 30분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에 가는 혈류와 산소가 늘어나면서 뇌가 자극되면서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두뇌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익숙한 것보다는 새로운 취미활동이나 새로운 음악, 책등을 접하며 뇌를 자극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치매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노화를 들 수 있다. 지나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듯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모두 치매에 걸릴 수 있다. 혹시 주변에 치매환자가 있으면 그 사람을 비난하거나 부끄러워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따뜻하게 품어주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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