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장관 임명을 보면서
외로움 장관 임명을 보면서
  • 황명구 세종시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 승인 2022.11.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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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황명구 세종시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황명구 세종시사회서비스원 사무처장

 

외로움 담당 장관이 있다. 최근 세종시장이 우리사회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며 영국의 외로움 장관을 예로 들었다. 찾아보니 2018년 영국 메이총리가 크라우치 장관을 외로움 문제 담당 장관으로 겸직임명했다. 지금 유럽연합 주요국가에서 외로움 문제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실태 파악과 정책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추진중이다. 75세 이상 고령노인 절반이 혼자 살면서 1주일내내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주변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4명중 1명은 상시적인 외로움에 노출되었다고 한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23%에 불과하다. 젊은 세대일수록 체감하는 외로움 비율이 높았다. 상시적(항상·자주)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은 20대가 40%로 가장 높았고, 30대 29%, 40대 24%, 50대 20%, 60대 이상 17%였다. 젊은층이 높다는 것이 놀랍다.

배우자 유무와 가족구성도 외로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미혼자 41%가 외로움을 빈번하게 느끼고, 사별과 이혼자 경우 35%, 배우자가 있는 경우도 18%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1인 가구도 마찬가지이다. 외로움을 빈번하게 느끼는 비율은 45%였지만 2인 가구 이상에서는 21~24% 수준이라고 한다.

20대와 1인 가구가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보통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것은 노인이 주 대상이었다. 그런데 아니다. 젊었을때부터 외로움에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구소득도 외로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월 가구소득이 200만원 미만층에서 외로움을 더 느낀다(39%)고 한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증가하고 있다. 결국 혼인과 가구 규모, 소득수준이 외로움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음을 조사는 증명하고 있다.

외로움은 개인의 행복도를 크게 잠식하는 요인이 된다. 외로움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집단에서는 행복체감 비율이 68%였지만 외로움을 가끔 느낀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48%로 낮아진다고 한다.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층에서는 26%, 거의 항상 느낀다는 응답층에서는 18%만이 행복감을 항상 또는 자주 느낀다고 답했다. 외로움 체감도와 행복 체감도는 뚜렷하게 반비례 관계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개인의 외로움은 가정, 친구, 동료와 관계적 요인, 건강 상태, 사회적 성공여부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외로움 관리가 우리삶에서 중요해졌다.

우리사회는 외로움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한다. 그런데 외로움이 빈번할수록 걱정, 무력감 짜증, 분노가 일반인보다 4~5배 높다고 한다. 외로움은 개인의 근심 걱정과 사회병리를 유발하고, 부정적 감정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삶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사람들과 소통이 강화해야 한다. 동거가족과 친구 등 보다 적극적으로 만남을 가지자. 또한 취미나 문화 모임, 종교단체 활동, 지역사회 시민단체 등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정책적으로도 노인 외로움과 함께 청년의 외로움까지 전 세대를 철저히 조사하여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 복지-문화-의료 등 지역사회기관들이 연대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의도적이라도 관계형성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중요한 길이다. 우리사회가 외로움 담당 장관 임명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면 정책적으로 외로움 관련 정책과 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립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미리 대처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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