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최대의 선돌 제천 입석리 `선돌백이'
충북 최대의 선돌 제천 입석리 `선돌백이'
  • 김명철 제천교육장
  • 승인 2022.11.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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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문앞에서
김명철 제천교육장
김명철 제천교육장

 

`선돌'은 입석(立石, menhir), 돌꼬지, 도두, 석주(石柱) 등의 명칭이 있다. 돌을 세웠거나 서 있다는 뜻에서 선돌 이외에 삿갓 바위, 선바위라고도 한다. 대체로 가공하지 않은 길고 큰 돌을 수직으로 세워 놓은 거석기념물 또는 신앙대상물을`선돌' 또는 한자로 `입석'이라 부른다.`선돌'은 일반적으로 신석기~청동기시대에 조성된 선사시대 유적으로 한정한다.

우리나라의 선돌은 대부분 자연석이나 일부분만 다듬어서 둥근 뿔, 둥근 기둥, 모난 뿔, 모난 기둥 등이 있다. 선돌의 크기는 높이 1~2m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주 큰 선돌도 있다. 대표적으로 큰 선돌이 6m 크기의 충남 서산 온석동 선돌과 4m가 넘는 제천 입석리 선돌이다.

선돌은 대체로 마을로 들어가는 어귀나 평지에 위치하며 신성한 어떤 구역을 표시하고 있다. 선돌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다산과 생산, 장수, 풍요의 기능. 둘째 귀신을 막는 수호 기능. 셋째 죽은 사람을 상징하거나 무덤을 표시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은 선돌이 외형적인 면에서 사람들에게 외경심이 들게 해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별히 생김새가 남성의 상징과 닮아 남근숭배와 같은 원시 신앙과도 결부된다.

충북 제천시 송학면 입석리에 가면 거대한 선돌이 마을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 이 선돌에서 유래해 이 마을의 이름을 `입석리(立石里)'라 불린다. 4m가 넘는 거대한 선돌은 입석마을 입구 논 한가운데 서 있으며 `선돌백이'라 부르고 있다.

화강암 재질의 이 선돌은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단부는 전체 높이 66㎝의 낮고 폭이 넓은 세 개의 돌로 이루어져 있다. 그 위에 높이 96㎝, 너비 140㎝, 두께 96~116㎝의 돌 세 개를 올려놓아 중앙부를 이룬다. 상단부에는 전체 높이 245㎝, 너비 258㎝, 둘레 654㎝의 커다란 돌을 올려놓았다. 일곱 개의 돌이 쌓여 하나의 선돌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크기는 높이 407㎝, 너비 258㎝, 두께 90~125㎝로 매우 큰 편에 속한다. 충북지방에서 조사된 선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며 일곱 개의 돌로 쌓은 매우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다. 이 선돌의 정확한 축조 연대는 알 수 없지만 2004년에 발간된 `제천시지'에 재미있는 전설이 소개되고 있다.

옛날 충주 주변을 배회하던 마고 할미들이 우연히 이곳에서 마주쳤다. 평소 사이가 나빴던 두 마고 할미는 서로 힘자랑을 하게 되었다. 한 마고 할미가 옆에 있던 큰 돌을 냅다 던졌다. 그 돌은 논 가운데로 날아가더니 땅에 박혀 우뚝 섰다. 이것을 본 다른 마고 할미가 역시 커다란 돌을 집어들더니 앞의 할미가 던진 곳을 향해 던졌다. 그 돌은 먼저 던진 돌 위에 떨어져 두 개의 돌이 겹쳐져 하나의 돌처럼 되었다. 결국 두 마고 할미의 힘겨루기는 승부를 보지 못하고 각자 가던 길로 떠났다. 이때 마고 할미가 던진 돌이 입석리의 선돌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이 선돌의 중간에 층이 진 것 같이 보이는데 이는 두 개의 돌이 겹쳐져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이 선돌에서는 오래전부터 길에서 돌을 던져 선돌 위에 얹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개인적으로 밤에 제를 지내고 돌을 던졌다. 그리고 음력 정월대보름날 한밤중에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선돌에다 금줄을 두르고 음식을 차려 놓은 다음 부녀자가 제를 행하였다고 한다.

선돌의 의미와 중요성을 인식한 주민들이 선돌을 보존하기 위해 1974년에 자발적으로 `선돌회'를 조직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선돌백이' 마을 입구에 서면 다 함께 마음을 모으고 정성을 드린다는 것은 참 귀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 정신이 `선돌백이' 마을에 흐르는 전통이며 우리들의 정체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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