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2.10.2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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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을 원한다.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전 과정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현실화하고 성취하는 노정이 인생으로, 욕망 충족을 위한 쉼 없는 움직임이 삶의 본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무조건 욕망을 나쁜 것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바른 욕망을 바르게 충족하며 행복한 삶을 누릴 줄 아는 것이 인생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바른 욕망을 바르게 충족하며 정신적으로도 편안하고 물질적으로도 부족함 없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正思(정사) 正語(정어) 正行(정행), 즉 올바른 생각과 올바른 말과 올바른 행동을 꼽을 수 있다.

우리 삶의 겉모습인 올바른 말과 올바른 행동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올바른 생각에서 비롯된다. 바른 생각은 마음의 0점 조정을 통해,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위하는 소아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을 떨쳐낼 때 비로소 가능하다.

지공무사한 우리의 본마음을 회복해야만 바른 생각이 가능한 까닭에, 불교는 `나 없음'의 무아(無我)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기독교는 제 안의 온갖 주견을 비우고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날 것을 역설하고 있다. 무아나 심령이 가난한 자를 쉽게 표현하면, 마음의 0점 조정을 통해, 세속에 찌든 욕심 많은 마음을 떨쳐내고 갓난아기 같은 순수한 의식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마음의 0점 조정 외에도 건강한 신체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마음의 0점 조정을 통해 지공무사한 올곧은 마음을 회복해도, 몸의 건강을 잃고 여기저기 아프면, 만사가 여의치 않게 된다.

몸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마음은 지나친 욕심 등으로 갈등이 없이 편안한 상태가 바로 행복한 삶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성인이 된 후라면, 몸은 건강하고 마음은 편안한 가운데,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면서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 처한 상황에서 자신과 세상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삶을 살아내는 것이 바로 행복한 인생이다. 자신의 만족만 생각하면,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잘 벌수 있다면 그만이다. 그러나 주변 인연들과 相生(상생)하면서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더욱더 멋지고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당나라 때 禪(선)의 거장이었던 백장 선사는 “一日不作 一日不食” 즉,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동안 먹지도 말라며, 매일 매일 세상을 위해 보탬이 되는 일을 하라고 강조했다.

나는 오늘 어떤 일로 주변 인연들을 널리 유익하게 홍익인간 하면서 밥값을 할 것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자리이타의 보살행을 실천하면서,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의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몸 건강하고 마음 편안한 멋진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마음을 0점 조정함으로써 갓난아기 같은 지공무사하고 순수한 본마음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해도, 한가지 원칙에만 충실해도 멋진 삶이 가능할 것이다. `己所不欲(기소불욕) 勿施於人(물시어인)이라는 원칙이 바로 그것으로, 자신이 하고 싶지 않고 당해서 싫은 일이라면,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저지르지 않는 삶만 유지해도 크게 후회할 일 없는 인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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