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무장이 능사인가
핵 무장이 능사인가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2.10.16 18: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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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권혁두 국장
권혁두 국장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달 우주선을 발사해 우주 공간을 비행하던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성공했다.

쏘아올린 우주선은 1080만㎞ 떨어진 지름 160m의 소행성을 정확히 저격해 움직이는 방향을 수정했다. 이젠 소행성과 충돌해 멸망하는 지구를 다룬 영화들은 더 이상 등장하기 어렵게 됐다. 우주선을 쏘아 지구를 향하는 소행성의 방향을 얼마든지 다른 쪽으로 틀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류가 수천만년 전 지구 제1의 포식자였다가 행성의 내침으로 멸종한 공룡의 비극을 면하게 됐다는 환호가 들리지만 지구를 지켜낼 것이라는 이 과학·기술의 개가에 박수를 치고싶은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기상학자와 환경학자, 심지어는 천문학자들까지 소행성을 걱정하는 인간들을 비웃어 왔다. 이들은 지구는 소행성이 방문하기 전에 이상기후에 따른 천재지변으로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예고해 왔다.

온난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상이변들은 이들의 경고가 현실이 돼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기상학자들은 인간의 무자비한 착취와 학대로 지구의 생태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졌지만 골든타임을 넘겨 이젠 어떤 방법으로도 복구가 불가능하게 됐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눈앞에 닥친 확연한 재앙에는 손을 놓고 확률이 희박한 가상의 재앙에 대한 방어기술을 개발하고는 쾌재를 부르는 모습은 일견 딱하기도 하다.

인간은 조만간 마주 할 이 자멸적 재앙을 기다리는 것 조차도 지루했던 모양이다.

인류 최악의 발명품인 핵무기가 지하에서 나와 현실의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언급하며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이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지만 푸틴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시키에 원폭을 투하한 미국의 과거를 상기시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미국이 했던 일을 러시아가 못할 것 같으냐'는 으름장이다. 우크라이나에 지옥도가 펼쳐지고 핵 보유국들이 연쇄적으로 핵전쟁에 돌입해 지구촌이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촉발된 핵무기 논란은 한반도로 확장됐다.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에 반발한 북한이 연일 대응연습을 빙자해 탄도미사일과 방산포 등을 쏘아대자 핵무장 불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권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와 전술핵 배치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자체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 실질적 핵 공유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한이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공개하며 노골적으로 핵무장을 추진하고 무력도발을 일과로 삼다보니 이같은 반응이 나올 만도 하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도 없는 강경론에 매몰돼 대응의 수위만 높여가는 것이 능사인지도 곱씹을 일이다. 남북이 고화력 무기를 동원한 시위 경쟁에 몰두하다 우발적 사태가 터져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외면할 수 없다. 북한은 사격을 금지하기로 상호 합의한 완충구역에까지 방사포를 쏘아대고 있다. 북한이 완충구역 다음 타깃으로 어디를 삼을 지 아무도 모른다.

일전에 우리 군부대에서 벌어진 미사일 낙탄사고도 이같은 우려를 심화시킨다. 발사한 미사일이 비정상 궤도를 그리다 후방에 떨어지는 황당한 사고가 북한군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동해로 쏜 미사일이 오작동으로 남으로 날아가면 돌이킬 수없는 참변이 초래될 수 있다.

위험천만한 무력시위부터 중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처방전에서 전쟁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대화와 설득밖에 없다. 비상한 시국을 맞고서도 친일 타령과 종북 놀음에 시간을 허비하는 여야 정치인들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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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10-17 03:41:05
대화와 설득으로 될 이들이 아니잖아요. 왕조와 종교와 군대가 결합한 이 기묘한 전체주의와의 대화는 히틀러와 대화하고 약속하는 것처럼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선공할 수는 없으니. 핵은 핵으로 억제한다고 핵공유든 전술핵이든 우리도 뭔가 비장한 변화를 꾀하는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박진현 2022-10-17 02:27:23
<푸틴 '핵사용' 위협에 따라하는 북한... 일본 · 대만 핵무장 도미노 |2022.05.04>
절호의 찬스다. 한국도 핵무장 ㄱㅈ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