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 김설화 청주시 오창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2.10.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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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화 청주시 오창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김설화 청주시 오창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초보 공직자로서 하루하루가 새로운 일 투성이다. 모르는 것도, 새로운 것도 많은 하루하루. 1년 차 선배 주사님도 팀장님도 나에게는 그저 높아 보일 뿐. 과연 내가 정년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제 겨우 시보 딱지를 벗어날 따름인 나에게는 너무 막막하고 까마득한 일이다.

처음에는 적응의 문제였고(전화응대부터 사무실 분위기, 중립적인 공무원의 언어까지), 한숨 돌린 지금에서야 과연 앞으로 나의 공직생활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어떤 원칙과 소신으로 펼쳐나갈까 차츰 생각해보게 된다.

공직자로서 제일 중요한 덕목은 역시 청렴. 청렴하기 위해서 얼핏 사소하고 소소해 보이지만 정말 큰 대가가 따르는, 위험한 유혹을 무사히 뿌리치기 위해서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을 두려 한다. 이 거울 속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거울을 맑고 깨끗하게 갈고닦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맹자가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말했듯이 나 스스로 나의 양심에 비추어 부끄러움을 아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오늘 내가 한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았는가, 공평하고 올바른 행동이었는가. 나의 양심에 나를 비추어 제일 먼저 나 자신에게 신뢰받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공무원 수험생 시절 공부를 하다 보면 자다가도 하이킥을 할 만한 부끄럽고 창피한 기억이 자꾸 떠올라 공부에 방해가 됐던 적이 있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그저 개인적인 부끄러움의 기억이었다면, 그 이름도 어마 무시한 공인이 된 지금은 내가 뱉은 말 한마디의 파급력을 생각해야 해서 솔직히 어렵고 무서울 때도 있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그 말을 듣는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들릴지 생각하고 중립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

필기시험 합격 후 가슴 떨리던 면접장에서 공무원 헌장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공익을 우선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

면접시험을 준비하며 여러 번 연습했던 질문이기에 그 당시에는 예상 문제가 나왔다는 안도감이 컸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예비공무원 시절부터 청렴은 공직자라면 응당 가장 가까이하고 중요시해야 하는 공직가치로 내 옆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쉽지 않고 끝없이 갈고닦아 나갈 길이지만 나의 양심에 비추어 떳떳할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면 청렴의 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청렴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국민에게도 나 스스로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기도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간 윤동주 시인처럼, 나 또한 하루하루 차곡차곡 청렴한 공직생활을 쌓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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